조계종, '진주 독성도' 오스트리아 경매서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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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후 05:34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한불교조계종과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진주 호국사가 국외에 유출됐던 ‘진주 독성도(獨聖圖)’를 최근 오스트리아 경매를 통해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왔다고 21일 밝혔다. 독성도는 수행자 나반존자를 그린 불화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존재를 상징한다.

오스트리아 경매에서 낙찰받은 진주 ‘독성도’(사진=조계종).
이번에 되찾은 독성도는 화기(그림의 제작 시기·화가·봉안처 등을 적은 기록)가 있는 하단 부분이 잘려 나가 제작 연도나 봉안 사찰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화면 곳곳에 적힌 ‘진주’ ‘대법당’ ‘진주성’ ‘진주내’ 등의 표현을 고려할 때, 조계종은 진주성 내부에 자리했던 호국사와 관련이 깊은 작품으로 보고 있다. 호국사는 고려 시대 창건된 고찰로, 한때 ‘성 안의 절’이라는 뜻의 내성사로 불렸다.

조계종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해외 한국문화재 경매 모니터링 자료를 통해 해당 독성도를 확인한 뒤, 호국사와 협의해 경매에 참여했다. 작품이 어떻게 해외로 반출됐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1959∼1969년 초대 주한 프랑스대사를 지낸 고(故) 로제 샹바르(1904∼1982)의 소장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불교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샹바르가 독성도를 수집했을 것으로 조계종은 추정하고 있다.

이날 호국사에서 공개된 독성도에는 소나무 아래 좌정한 나반존자가 불자를 들고 있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조계종은 불화를 그린 금어로 성규 또는 성관 스님을, 보조화승으로 행전 스님을 지목했다. 작품의 증명 스님은 활해삼소로 추정했다.

현재 국내에 전해지는 독성도는 약 300점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20세기 이후에 그려졌다. 1812년 제작된 영주 안양원 독성도를 제외하면 19세기 초·중반 작품은 드물다. 이번 환수 작품은 1860년(함풍 10년)으로 제작 연도가 적혀 있어 이른 시기의 독성도로 분류된다.

조계종은 “보존 상태가 양호할 뿐 아니라 해인사 화승들의 활동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진주성 및 호국사와의 연관성이 뚜렷해 시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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