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미 준→김인중 신부, 포스트모던 요괴...'한국 예술' 정체성 담은 전시 3선

생활/문화

MHN스포츠,

2025년 11월 22일, 오후 07:30

(MHN 김수안 인턴기자) 한국의 전통 문화와 정체성을 깊이 있게 담아낸 예술 작품들이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전 설화 속 요괴를 현대적 감각으로 소환한 전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초대전, 그리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건축으로 승화시킨 건축가 부녀의 작품 세계까지, 우리나라의 깊고 확장된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세 편의 주목할 만한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포스트 모던 요괴 연대기

10. 28 (화) ~ 12. 7 (일)

화성시문화관광재단은 ‘2025 밖에서 만난 예술 사업’ 기획전의 일환으로 '포스트모던 요괴 연대기'를 지난 10월 28일부터 오는 12월 7일까지 향남복합문화센터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고전문헌과 설화 속 요괴적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약 100여 점을 선보이며, 전통과 현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인다.

김신아, 이강훈 등 총 11명의 작가가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 키네틱 조각 등 다양한 장르로 참여한 이번 전시는 '포스트모던 요괴'를 단순한 공포의 존재가 아닌 인간의 욕망, 두려움, 기억을 비추는 문화적 거울로 재해석한다. 작가들은 고전 속 요괴들을 현대 도시와 디지털 감각 속에 소환하여, 변화한 시대 속 인간의 내면과 불안을 탐구한다.

관람객들은 낯설지만 익숙한 요괴적 이미지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정서를 마주하고, 흩어진 이야기의 파편들을 연결하여 자신만의 요괴 스토리로 재구성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인 '정민기 작가와 함께하는 나만의 요괴 만들기', 김용덕 작가의 특강 '신인가? 요괴인가?' 등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안필연 화성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예술 속에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빛으로 그리는 시

9. 27 (토) ~ 12. 21 (일)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와 함께 세계 10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선정된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베드로)의 특별전 '빛으로 그리는 시 (Poetry of Light)'가 지난 9월 27일부터 오는 12월 21일까지 절두산순교성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특별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김 신부는 안료의 색을 빛처럼 선명하고 투명하게 표현하여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오가는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거장이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 영성과 절두산순교성지에 대한 묵상을 담아 올해 새롭게 작업한 추상 회화 연작 22점과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등 총 46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캔버스와 유리에 자유로운 동세로 펼쳐진 색채들은 마치 운율 있는 언어로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시'를 보는 듯한 감상을 선사한다. 김 신부는 모든 작품에 제목을 짓지 않고 관람객들이 형태와 색에 조용히 귀 기울여 각자의 마음에 빛의 시 한 구절을 담아가기를 청한다.

이번 전시는 2010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오피시에)을 받은 김 신부의 40여 년 예술 여정을 망라하며,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특강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절망의 시대에 790도의 고통을 견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관람객들이 작품 속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바람의 건축 : 이타미 준과 유이화의 바람이 남긴 호흡

2025. 12. 7 (일) ~ 2026. 1. 18 (일)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과 그의 건축가 딸 유이화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명하는 특별 전시 '바람의 건축 : 이타미 준과 유이화의 바람이 남긴 호흡'이 오는 12월 7일부터 오는 2026년 1월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커뮤니티몰 FEZH에서 개최된다 .

이번 전시는 두 건축가가 세대를 넘어 공유해 온 건축적 정신과 감성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자리이다. 이타미 준이 강조했던 '그 땅에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생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축 철학을 딸 유이화 건축가가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총 29점의 건축 작품을 비롯해 회화, 가구, 건축 모형, 드로잉, 영상 등 다채로운 작업이 소개된다. 전개 방식 또한 독특하여, '2020: 건축가 유이화'부터 시작해 '1990~1970: 건축가 이타미 준' 등 네 가지 테마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두 거장의 궤적을 쫓는다.

특히, 전시가 열리는 공간인 FEZH 자체가 유이화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라는 점이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이타미준건축문화재단 관계자는 "두 건축가가 건축으로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통해, 건축이 관계 맺은 땅과 우리의 삶의 모습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사진=화성시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 절두산 문화성지 홈페이지, 유동룡 미술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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