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종묘 모습. 2025.11.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종묘 앞 고층 재개발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세계유산 전문가들로 이뤄진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한국위원회가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위원회)는 23일 공식 누리집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공동 영향평가'와 '국제 자문 절차의 공식 가동'을 가장 효과적인 해법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 세계 도시형 세계유산 사례를 보면 갈등이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당사국(한국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센터에 정식으로 상황을 통보하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그리고 독립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HIA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코모스 리뷰를 받아 서로가 합의 가능한 대안적 시나리오를 찾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또 "HIA는 개발을 막는 제도가 아니라 '합리적 결정을 돕는 국제 표준 도구'"라며 "영향평가의 목적은 개발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높이·배치·스카이라인·조망선 등 여러 시나리오를 비교 분석하여 보존과 개발이 양립 가능한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코모스는 '정책 결정 기관'이 아니라 '국제 기준을 제시하는 독립적 자문기구'로서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경관 및 의례적 공간감, 진정성과 완전성의 유지 여부를 국제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전문적 조언을 제공할 뿐"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마지막으로 “종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유산이며, 도시 한복판에서 고층 개발과 세계유산 보호가 만나 충돌하는 전형적인 21세기 도시형 갈등 사례"라며 "우리가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메시지는 단 하나다, '대한민국은 세계유산의 가치를 존중하며, 국제 절차를 정직하게 따르고,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찾기 위해 전문가·지자체·중앙정부가 함께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재헌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건국대 지리학과 교수)(사진=이코모스 한국위원회 누리집 갈무리)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