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김연종 시집 '삶은 팍팍하고 생은 울컥한다' 출간 [신간]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24일, 오후 01:46

김연종 시인의 시집 '삶은 팍팍하고 생은 울컥한다'가 출간됐다.

김연종 시인의 외면은 시류를 따라가는 듯 범속해 보이나 사실 그의 내면은 일상의 탁류를 증류하는 추상의 물결로 일렁인다.걸쭉한 해학과 날랜 재담의 행간에서 그의 유심은 변방의 지장(知將)처럼 삶의 경계선 너머를 날카롭게 응시한다.의학 용어와 철학 개념이 무시로 의식의 문턱을 넘나드는 가운데 그의 안팎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져 끊임없이 뒤바뀌는 양상을 드러낸다.

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대구(對句)는 종종 경구적 함축미를 띠면서 그의 지적 추동력을 발현하나 그의 언어는 예지가 번득이는 방식에서보다 해묵은 욕구가 꿈길을 헤매는 방식에서 더 곡진하게 매력적이다.몸짓이 언어를 능가하는 문장의 행간에는 결핍에 허덕이는 소년의 순수가 땅거미처럼 너울거린다 .

그의 시적 열정은 극락강과 화정동 인근에서 약관의 나이에 이립(而立)한 후 생의 정점에서 인류의 가능성과 한계를 내다보는 출사의 변을 토하다가 이제 이순(耳順)의 변곡점을 지나 운명의 길이 일으키는 현기증을 앓고 있다.출발점과 종착점이 수시로 교차하는 김연종의 시는 그의 시적 경력이 외길에 가까운 것이었음을 알려준다.그 길은 처음부터 무한을 향해 뻗어 있었으므로 막다른 골목은 언제나 새로운 길에 대한 허기를 일으켰을 듯하다. '왜'라는 물음으로 살아가는 서울의 자라투스트라는 문학의 신기루를 좇는 사람이 더는 아니다.

양균원(대진대 영문과 교수) 시인은 "김연종 시인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어떻게 그 부조리와 불협화음을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생을 초월하기보다 견뎌내는 데서 초인의 정신을 찾는 사람이다.시인의 운명은 꿈과 좌절의 영원한 반복이라는 형벌 속에 있는지 모른다.영혼의 흉터 조직이 갈수록 단단해져 가는 즈음에서 김연종 시인은 어떻게 시지프스의 운명을 긍정할 수 있을까,어찌 시를 붙들고 씨름할 수 있을까,시에서 어떻게 용기와 행복을 구할 수 있을까,쉴 새 없이 반문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연종 시인은1962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2004년 '문학과 경계'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으로 '청진기 가라사대'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극락강역'이 있고 산문집으로 '닥터 K를 위한 변주' '돌팔이 의사의 생존법'이 있다. 한미수필문학상과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을 받았으며 제3회 의사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고 2022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지원사업인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됐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한국의사시인회' 운영위원과 문학모임 '작당'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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