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꽃다발' 94억 낙찰…국내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24일, 오후 11:00

Lot 10, 마르크 샤갈1887-1985, BelarusianFrench, 'Bouquet de Fleurs', oil on canvas, 100.4×73.2c (서울옥션 제공)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20세기 거장 마르크 샤갈의 유화 '꽃다발'(Bouquet de Fleurs)이 국내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낙찰됐다.

24일 오후 7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경매에서 샤갈의 1937년 작 '꽃다발'은 추정가 94억~150억 원으로 출품됐다. 이후 이 작품은 시작가인 94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국내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지난 2022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초록 호박'이 64억 2000만 원에 낙찰됐던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꽃다발'은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 화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꽃다발, 그리고 작가 특유의 몽환적인 푸른색이 어우러져 경매 전부터 미술품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Lot. 12, 마르크 샤갈1887-1985, BelarusianFrench, [Paysage de Paris], oil and tempera on canvas, 131.5×162.3cm(100), 1978(서울옥션 제공)

이번 경매는 낙찰 총액 약 233억 원을 기록, 낙찰률 77.27%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국내 단일 경매에서 낙찰 총액이 2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샤갈의 또 다른 대작인 100호 크기의 '파리의 풍경'(Paysage de Paris) 역시 59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푸른 배경 위에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독창적인 미감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샤갈 말년의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외 대표 거장들의 작품도 글로벌 시장의 높은 수요를 확인시켜줬다.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김환기의 뉴욕 시기 작품 '15-VI-69 #71 I'는 7억 원에 낙찰되며 위상을 입증했다. 이우환의 역동적인 '바람과 함께'(With Winds) 또한 9억 1000만 원에 낙찰되며 성공적인 거래를 마쳤다. 화면 밖까지 붓질이 확장되는 듯한 리듬감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해외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컴퓨터 드로잉 작품은 4억 8000만 원에, 팝아트의 아이콘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은 7억 1500만 원에 해외 응찰자에게 낙찰되며 국내외 컬렉터들의 폭넓은 관심을 입증했다.

Lot. 21, 이우환1936 - , [With Winds],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161.5×130.5cm(100), 1990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 정태희 경매사 겸 미술품경매팀장은 이번 첫 이브닝 세일의 성과에 대해 "샤갈의 걸작이 고가에 낙찰된 것은 한국 미술시장이 글로벌 아트 마켓의 주요 거점으로서 충분한 기초 체력과 안목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서 홍콩이나 서구 시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하이엔드 마켓' 소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옥션은 이튿날인 25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상대적으로 젊고 감각적인 컬렉터를 타깃으로 한 '데이 세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데이 세일'은 출품작 64랏(Lot), 낮은 추정가 총액 약 21억 원 규모로 구성돼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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