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故 이순재 영결식서 눈물의 추모사…"진정한 예술가이자 가장 큰 스승"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27일, 오전 06:11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지난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정부가 故 이순재 씨에게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이 빈소에 놓여있다. 2025.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배우 고(故) 이순재의 영결식에서 후배 연기자 하지원이 고인에 대해 회상하며 눈물을 훔쳤다.

27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 이순재의 영결식과 발인이 엄수됐다. 영결식 사회는 배우 정보석이 봤으며, 김영철과 하지원이 추오사를 맡았다.

이날 영결식에는 배우 김나운, 김영철, 박상원, 이무생, 이원종, 유동근, 유인촌, 유태웅, 원기준, 최수종, 정태우, 정일우, 정준호, 정동환, 정준하, 방송인 장성규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사에서 하지원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순재 선생님,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을 보내드려야 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라며 "선생님의 단단한 목소리가 지금도 어디선가 다시 들려올 것만 같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드라마 '더 킹 투하츠'를 통해 선생님을 처음 뵀고 그 이후로 선생님은 조용하지만 따듯한 시선으로 항상 저를 지켜봐 주셨다"라며 "선생님을 찾아뵀던 연극 공연도 기억이 난다, 공연 후 함께 식사를 하며 연기를 대해 담담하게 나눠주신 대화 속에는 배우로 살아오신 긴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원은 "작품 앞에서 제가 스스로 흔들렸던 시기, 선생님께 조심스레 여쭌 적이 있다, '선생님, 연기는 왜 할수록 어려운가요', 그때 선생님께서는 잠시 저를 바라보시고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라며 "'인마 지금도 나도 어렵다'라는 그 한마디는 제게 큰 위로이자 오랜 시간 마음을 지탱해 준 가르침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원은 "수십년간 연기를 하시고 연기를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는 솔직함과 겸손함이 어떤 말보다 큰 위로이자 평생의 가르침이 되었다"라며 "선생님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일 뿐 아니라 연기 앞에서 겸손함을 아끼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진정한 예술가였다,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행동과 태도로 보여주신 가장 큰 스승이기도 하셨다"라고 했다.

하지원은 "선생님께 배운 마음과 자세를 앞으로 작품과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라며 "작품 앞에서는 정직하게, 사람 앞에서는 따뜻하게, 연기 앞에서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는,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하지원은 "오늘 이 자리는 선생님의 연기를 사랑해 온 많은 후배들과 선생님의 작품을 통해 웃고 울었던 대중의 마음이 함께 모인 자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저희 후배들은 선생님이 보여주신 마음과 자세를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려 먹먹함을 더했다.

한뼌 이순재는 지난 25일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순재는 지난 1934년 11월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철학과 재학 중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나도 인간이 되련다', '사모곡', '풍운', '보통 사람들', '동의보감',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상도', '내 사랑 누굴까', '이산',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공주의 남자', '돈꽃', '개소리'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순재는 연극 무대에도 애정을 보였다. 데뷔작 '지평선 너머'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청기와집',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게트', '우리 읍내', '춘향전', '빠담빠담빠담', '세일즈맨의 죽음', '돈키호테', '앙리 할아버지와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어왕' 등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다작하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이어지는 '하이킥' 시리즈와 예능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기도 했다.

또한 이순재는 1991년 정계에 입문한 뒤 1992년 14대 총선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서울 중랑 갑 지역구에서 당선,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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