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의 과거·현재·미래를 잇다…안애순컴퍼니 ‘순간편집’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전 09:41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극장이 문을 닫는 월요일 밤, 아르코예술극장이 새로운 움직임으로 깨어난다. 로비에서는 과거의 춤이 현재의 몸으로 되살아나고, 스튜디오에서는 새로운 세대가 이를 해체해 재구성한다. 관객은 와인을 들고 극장 곳곳을 이동하며 시간의 결을 몸으로 체험한다.

안애순컴퍼니가 오는 12월 1일부터 세 번의 월요일 밤, 2027년 신작을 위한 리서치 프로젝트 ‘순간편집 Moment Edit’을 선보인다. 1985년 창단 후 40년간 축적된 안애순의 안무가 어떻게 전승되고 변형되는지를 가시화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현대무용의 역사와 함께해온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연속성을 제시한다.

안애순 컴퍼니 측은 “공연은 무대 위에서 사라지지만, 안무는 몸을 통해 소멸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과거 안애순 작품에 참여했던 무용수들은 현재 안무가이자 현역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1층 로비에서 펼쳐지는 이머시브 퍼포먼스는 이들이 과거에 춤췄던 안무를 현재의 몸으로 재수행하는 장면을 담는다. 아카이브 영상이 프로젝션되는 가운데, 2025년의 신체와 기록된 과거 안무가 한 공간에서 공존하며 새로운 층위를 만든다.

2층에서는 역대 작품의 아카이브 영상, 동시대 안무가들의 인터뷰, 지난 11월 25일 진행된 라운드테이블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된다. 관객은 1층과 2층을 오가며 시간의 흐름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이동한 스튜디오 다락에서는 7명의 새로운 세대 무용수들이 쇼케이스 형식으로 자신의 리서치 결과를 선보인다. 이들은 안애순의 안무를 원재료로 삼아 움직임을 해체·재조립·변주하며, 2027년 신작 ‘순간편집’을 향한 창작 기반을 마련한다. 공간 특성상 회차당 입장은 25명으로 제한된다.

공연 사이 로비는 라이브 DJ와 와인이 함께하는 ‘클럽톡’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는 2003년 아르코 소극장에서 선보였던 ‘행복의 권리’의 ‘파티무용’을 20여 년 만에 재현하는 것이다. “객석은 없다!! 와인은 있다!!”라는 당시의 선언처럼 예술가와 관객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간을 만든다.

본 프로젝트는 라운드테이블, 소스북 출판을 포함한 장기 창작 과정의 일부로 구성되며, 2027년 초연될 신작 ‘순간편집’을 향한 리서치의 핵심 단계다. 입장료는 무료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