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나는 경전' 심포지엄 포스터 (리움미술관 제공)
리움미술관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경(寫經)인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이하 신라백지묵서)의 보존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 '다시 피어나는 경전'을 12월 5일 오후 1시 리움미술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1300여 년의 시간을 건너온 통일신라 사경의 보존처리 현황과 미래 과제를 다각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신라백지묵서'는 통일신라 경덕왕 13년(754)에 황룡사 연기법사가 발원해 이듬해 755년 2월 14일에 완성됐다. 현존 신라 사경 중 제작 연대가 명확히 확인되는 유일한 사례다. 이 경전은 한국 불교미술, 사경사, 전통제지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1979년 국보 제196호로 지정된 이 사경은 두 개의 두루마리로 구성돼 있다. 이중 보존처리 미실시본은 제작 당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번 심포지엄에서 상태와 재질 등의 구체적인 정보가 처음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특히, 사경에 사용된 닥종이는 현대 기술로도 재현이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신라의 제지기술을 보여준다. 두루마리 끝에 적힌 제작기록(造成記)에는 발원자, 종이를 만든 장인, 필사자 등 제작에 참여한 인물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유물의 역사적 배경을 분명히 보여준다.
심포지엄에서는 신라 사경의 제작 배경과 함께 일본의 고사경 보존 사례를 비교해 동아시아 사경 문화의 교차점을 조명한다. 이승혜 동아대 조교수가 8세기 신라 불교에서의 경전·사리 신앙 결합 배경을 설명하고, 후지타 레이오 전 일본 문화청 주임문화재조사관이 일본의 고사경 보존 사례를 소개한다. 이어 남유미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장이 유물 현황과 보존 과제를 발표하고, 스즈키 유타카 일본국보수리 장황사연맹 명예이사가 미래지향적 보존 전략을 제안한다. 정제규 국가유산청 상근 전문위원이 좌장을 맡아 보존의 기준과 개입 범위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한다.
심포지엄을 기획한 남유미 보존연구실장은 "신라백지묵서는 경전이자 제작기술·문헌·회화가 결합된 복합 유산"이라며 "신라 사경의 원형을 깊이 이해하고 그 가치를 오래도록 이어갈 보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심포지엄 참여 신청은 리움미술관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