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희 ‘샹들리에 25-1’(2025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작가 홍지희는 유리조각과 일상의 폐자재 등을 결합하는 작업을 한다. 이질성이 빚는 조화를 꾀하는 거다. 샹들리에가 빛이라면 그 빛을 둘러싼 배경은 그림자일 테니. 그렇다고 그 둘이 충돌하는 갈등을 의도한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투명함과 흐릿함, 고요와 긴장, 그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탐구한다”는 거다.
작품만이 아니다. 작가의 생각 자체가 그렇다. 인간의 발전·욕망을 상징해온 물질이 자연과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니 말이다. 그중 가장 화려하다 할, 유리로 형체를 빼낸 샹들리에의 등장은 그래서 갑작스럽지 않다. “부서지고 가냘프고 약하고 연약한 것들, 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가지는 것이 내겐 유리조각이고 촛불”이었다니까.
‘샹들리에 25-1’(Chandelier 25-1·2025)은 그 진지한 고안물이었을 거다. 조각난 일상의 순간이 빛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을, 그 새로운 가치를 염원했다고 할까.
11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여는 개인전 ‘촛불, 샹들리에’(Chandel, Chandelier)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5㎝.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홍지희 ‘작은 하늘’(Small Sky·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40×40㎝(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