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윤 ‘에덴 19’(2024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작가 정서윤(랑랑)이 작업에 들이는 도구는 ‘자개’다. 그러니까 생애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화양연화’의 시절을 채운 건 한국 전통 소재인 자개란 얘기다. 작가는 서양회화의 화룡점정을 자개로 찍는 작업을 해왔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한 화면에 엉켜내며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블러섬의 전경’을 꾸려낸다.
핵심은 색을 넘는 빛이다. 자개가 내뿜는 광채와 유화의 질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조화를 작가의 손끝이 찾아낸 건데. 날 것 그대로의 자연빛이 숱한 조율을 거친 세상빛과 드라마틱하게 조우하는 순간을 잡아챘다고 할까.
그 빛을 두고 작가는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존재와 감정, 감사의 순환을 상징하는 언어”라고 했다. 마치 그 광경이 작가에겐 사랑이 차고 넘치는 낙원처럼 보였나 보다. ‘에덴 19’(Eden 19·2024)는 사실 누구도 품어본 적 없는 신비로운 서정성을 작가 특유의 감각으로 끌어낸 시공간이다.
11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여는 개인전 ‘블러섬’(Blossom)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91×91㎝.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정서윤 ‘사랑의 여정’(Journey of Love·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53×45.5㎝(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