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지 않는 것을 그리다"…정수진 ‘부도위도'전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28일, 오전 08:46

정수진 ‘부도위도'전 전시 전경 (S2A 제공)

갤러리 S2A는 내년 1월 10일까지 정수진 개인전 '부도위도(不圖為圖)'를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수년간 이어온 회화적 탐구를 새로운 단계로 확장하는 자리로, 신작 유화 18점을 선보인다.

2025년 프리즈 서울 솔로 부스를 통해 국제적 주목을 받은 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정수진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이론적 사유를 회화의 형식으로 본격 구현한 첫 사례다. S2A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색과 형태 중심의 이전 작업에서 나아가 회화의 구조와 관계로 전환하는 작가의 새로운 예술적 전환점을 제시한다.

전시 제목 '부도위도'는 '그리지 않는 것을 그린다'는 뜻이다. 정수진은 현실의 형상을 재현하는 대신, 자신만의 색형(色形) 체계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의식의 구조를 가시화한다. 이는 사물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감정, 생각, 무의식, 리듬, 균형 같은 내면적인 요소들을 그림 안에서 연구하고 표현하는 작업 방식이다.

정수진, 극미와 극대 사이의 붓질이 만든 정물화, 2025, Oil on linen, 180x220cm ⓒ 정수진 (S2A 제공)

정연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교수는 "정수진의 회화는 현실계와 형상계, 즉 사물이 존재하는 세계와 그것을 바라보는 무수한 관점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교차 지점에서, 인간의 인식 체계로는 포착되지 않는 사물의 구조를 드러내며 회화를 새로운 인식의 장으로 확장하는 비평적 선언이다. 작가는 감정 표현을 넘어, 회화를 하나의 '언어 체계'로 바라보는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준다.

정수진은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석사 출신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파리 에스파스 루이 비통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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