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다리춤…산문으로 털어놓은 박정민의 '부끄러움의 순간들'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28일, 오후 06:43

배우 박정민/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배우 박정민(38)이 자기 인생에서 수치스러웠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출간된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겨울호를 통해서다. 여기에 실린 그의 산문 제목은 '수치심의 역사'로, 총 10쪽 분량이다.

박정민이 처음으로 수치심을 느낀 건 여섯 살 때라고 한다. 청주 이모집에 모인 어느 날, 이모들은 말했다. "너 이놈, 오백원 줄 테니까 춤 한번 춰봐라." 그는 500원에 혹해 '개다리춤'을 선보였지만, 처음에 깔깔대던 이모들의 웃음은 이내 사그라졌고, "이모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적었다.

그는 "망해버린 무대에 선 고독한 댄서의 마음에는 인생 처음으로 수치심이라는 것이 찾아왔다"며 "약속은 약속이다 보니 마지못해 오백원을 건네받았지만 그것은 적선과도 다름없었다"고 회상했다.

그 후 그는 "다시는 누군가의 앞에서 춤을 추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다시 무대에 오른다. 학교 장기 자랑에서 친구 P와 듀오 로 출전한 것. 한 손에 뿅망치를 들고 컨츄리꼬꼬의 '콩가'에 맞춰 춤을 췄지만, "최악의 똥꼬쇼라는 오명만 남긴 채 또 한 번 쓸쓸히 퇴장"했다고 한다.

박정민은 이어 "수치심과 비웃음만은 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슬프지만 그게 내 삶을 돌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 삶에 어떤 성과가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그 순간들의 공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창작과비평'의 한 편집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박정민 배우가 2023년 여름호에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 대한 촌평을 써 준 인연이 있고, 이번 산문 주제에도 잘 맞을 것 같아 글을 청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며 "다만 바쁜 일정으로 가을호에서 겨울호로 미뤄졌지만, 마감은 성실히 지켜 주셨다(웃음)"고 했다.

창작과비평 2025년 겨울호(창작과비평사 제공)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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