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김수안 인턴기자) 용산에 세계적인 거장들의 전시가 찾아왔다. 가구부터 영상, 조각 전시까지 올 연말 놓치면 안 되는 개성넘치는 전시 세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도널드 저드 가구전
2025. 11 27 (목) ~ 2026. 4. 26 (일)
현대카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니멀리즘 아티스트 도널드 저드의 국내 최초 가구 전시 'Donald Judd: Furniture'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지난 27일부터 오는 2026년 4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카드의 미니멀 철학에 깊은 영감을 준 저드의 예술적, 실용적 가구 디자인을 대규모로 조명한다 .
이번 전시는 나무, 금속, 합판 등 다양한 재료로 디자인된 저드의 가구를 중심으로 하며,저드 재단의 판화, 드로잉 소장품 등 약 100여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이는 국내에서 열린 저드 가구 전시 중 최대 규모이다.
저드는 3차원 입체 작업으로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연 인물로 평가받으며, 그의 급진적인 예술 실천은 예술, 건축,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든다. 특히 저드는 1970년대초부터 "가구는 반드시 사용성과 유용성을 지녀야 한다"는 철학 아래 실용적인 가구 디자인을 탐구했다.
전시에서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제작된 나무, 금속, 합판 소재 가구 38점을 선보이며, 이 중 30여점은 이번 전시를 위해 원작을 바탕으로 새롭게 제작되었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형태와 반복, 색채와 재료의 물성을 탐구하는 저드의 미니멀한 디자인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가구 제작 아이디어가 담긴 드로잉 작품과 실크스크린, 목판화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예술, 건축,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든 도널드 저드의 작업 세계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셜 지오메트리
2025. 11. 22 (토) ~ 2026. 1. 9 (금)
지난 가을 서울 독서당로에 새로 문을 연 독일-프랑스 합작 갤러리 마이어리거울프가 독일 작가 클레멘스 폰 베데마이어(Clemens von Wedemeyer)의 한국 첫 개인전 '소셜 지오메트리'를 지난 22일부터 오는 2026년 1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베데마이어가 20여년간 천착해 온 개인과 집단의 관계, 추상적인 사회 시스템과 실제 인간 삶 사이의 역동성을 다루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핵심은 세 편의 영상 작품 '소셜 지오메트리' '오큐페이션' '700, 001'과 사운드 조각 '무제(아폴로)' 이다.
특히 전시의 중심축인 최근작 '소셜 지오메트리'는 인간 관계를 시각적 모델과 도식을 통해 표현한다. 개인을 점으로, 관계를 선으로 그려내는 이 미학은 파울 클레의 형태 연습과 초기 사회학의 집단역학 시각화 도표를 연상시킨다. 작품은 초창기 근대 사회학부터 현대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재현의 진화궤적을 흑백의 영화적 실험으로 따라가며 이러한 시각화가 만들어내는 통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함께 전시되는 '오큐페이션'은 엑스트라의 주체적인 공간 점유를, '70, 001'은 라이프치히 월요 시위를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며 집단 행동의 미디어 표상을 탐구한다. 이 세 영상은 인간이 조직화된 재현 체계에 어떻게 도전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한다.
베데마이어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오가는 영화와 미디어 설치를 통해 사회적 관계와 건축 속에 숨은 권력 구조를 드러내는 작가로,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도큐멘타 등 주요 국제 전시에 참여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베데마이어는 그의 도식적 작품 세계를 통해 모든 사회가 저마다의 기하학을 가지고 있으며, 촘촘한 통제 사회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제안한다고 말한다.
조각의 언어
2025. 11. 21 (금) ~ 2026. 2. 7 (토)
초현실주의 거장 호안 미로 (Joan Miró)의 개인전 '조각의 언어'가 지난 21일부터 오는 2026년 2월 7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개최된다. 2022년 이후 3년만에 국내 관객을 만나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 거의 소개된 적 없는 미로의 청동조각을 중심으로, 작가의 생애 마지막 시기에 집중된 조각 실험 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미로의 후기 아상블라주조각이다. 미로는 마요르카 작업실 주변에서 옷걸이, 나뭇가지, 조약돌, 민속 공예품 '시우렐' 등 일상에서 발견한 사물을 수집했다. 그는 이 오브제들을 바닥에 흩어놓고 본능적으로 배열하여 '시적 충격'을 일으키는 순간을 포착한 뒤 이를 청동으로 주조해 불멸의 조형 언어로 승화시켰다. 평론가 자크 뒤펭은 이 시기를 "미로 특유의 독창적인 조각적 상상력이 가장 순도높게 드러난 시기"라고 평했다.
특히 갤러리 야외 중정에 설치된 높이 3미터의 '여인과 새'는 바르셀로나 호안 미로 공원의 22m 거대 조각의 선행작으로 지상과 천상을 잇는 작가의 상징적 세계를 보여준다. 또한 세계적인 사진가 어빙 펜이 1948년 촬영한 미로의 초상 사진 두 점은 작가와 작품이 맺는 긴밀한 관계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공간 연출에서도 의미가 깊다. 전시는 한옥의 차경 개념을 반영하여 한지 구조물을 활용함으로써, 자연을 은근하게 공간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는 "내 조각이 자연의 요소....와 혼동되기를 바란다"는 미로의 예술적 이상과, 자연을 존중하 조선 시대 문인 정신이 맞닿는 지점을 보여준다. 카탈루냐 거장의 애니미즘적 감수성과 한국적 미감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미로 조각의 몽환적이고 영적인 본질을 재확인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현대카드, 갤러리 마이어리거울프, 타데우스 로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