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비EU 관광객 입장료 45% 인상…"한국인도 대상"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전 08:54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사진=AFP)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내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비유럽연합(EU) 국가 관광객의 입장료를 대폭 올린다. 지난 10월 발생한 보석 도난 사건 이후 보안 강화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연간 수백억원 규모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

루브르 박물관 이사회는 EU 회원국과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을 제외한 국가 방문객을 대상으로 내년 1월 14일부터 입장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국·미국·영국·중국 등 유럽경제지역(EEE) 외 국가 출신 관광객 입장료는 현재 22유로(약 3만7000원)에서 32유로(약 5만4000원)로 45% 불어난다. 공인 가이드와 함께 단체로 방문하는 비EU 관광객 입장료도 28유로(약 4만 7000원)로 조정된다.

루브르는 지난해 모든 방문객 요금을 17유로에서 22유로로 올린 지 2년여 만에 다시 인상에 나섰으며, 박물관 측은 비EU 관람객 요금 조정으로 연간 최대 2000만 유로(약 34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물관 측은 이를 전액 시설 보수에 투입할 계획이다.

루브르 박물관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은 87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69%가 외국인이었다. 특히 미국 관광객이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중국 관광객도 6%에 달했다.

지난 10월 19일 프랑스 파리의 프랑수아 미테랑 부두에서 강도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침입하기 위해 사용한 가구용 승강기 옆에 프랑스 경찰들이 서 있다. (사진=AFP)
루브르 박물관의 요금 인상 결정 배경엔 지난 10월 발생한 보석 도난 사건이 자리한다. 4인조 괴한이 박물관에 침입해 1억 200만 달러(약 1449억원) 상당의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나면서 보안 부실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건 직후 실시된 프랑스 감사원 감사에서 루브르 박물관이 보안 시스템 강화보다 작품 구입에 예산을 우선 배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 보고서는 노후화한 인프라와 부적절한 보안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해 1월 루브르 박물관 현대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비EU 관광객 입장료 인상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적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반발하고 있다. CFDT(프랑스 민주노동총연맹)와 CGT(프랑스 노동총동맹) 등은 “입장료 인상이 문화 접근성을 해치고 특정 국가 관광객을 차별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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