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대담해지고, 매콤해졌다"…4년 만에 돌아온 '비틀쥬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후 07:26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더 대담해지고, 매콤한 ‘비틀쥬스’로 돌아왔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관람하면 더 재밌을 거예요.”

뮤지컬 ‘비틀쥬스’로 데뷔 후 첫 코미디에 도전하는 배우 김준수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비틀쥬스’ 기자 간담회에서 김준수는 “원래 개그에 욕심이 많은 편”이라며 “바로 직전에 했던 ‘알라딘’이 완전한 코미디극은 아니었지만 재미 요소가 많아 무대가 참 행복했다. 그러다보니 본격적인 코미디 작품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출연계기를 밝혔다.

‘비틀쥬스’는 1988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 있는 비틀쥬스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다. 기발한 상상력과 환상적인 무대 연출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직후 토니 어워즈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2021년 한국 초연 당시에도 공중 부양, 불꽃 연출, 거대한 퍼펫 등 다채로운 장치로 ‘뮤지컬의 테마파크’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입증했다. 이번 공연은 4년 만의 재공연이다.

뮤지컬 ‘비틀쥬스’ 비틀쥬스 역의 배우 김준수(왼쪽부터), 정원영, 정성화가 1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번 공연에선 정성화·정원영·김준수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100억 년 묵은 유령 ‘비틀쥬스’를 선보인다. 초연 당시 ‘비틀쥬스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성화는 “‘비틀쥬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한 텐션을 유지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이번에는 호흡을 조절해 관객이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비틀쥬스를 보여주겠다”고 경력직다운 여유를 보였다. 이어 “알라딘의 ‘지니’가 외로움에 목마른 존재였다면, ‘비틀쥬스’는 부모의 사랑에 대한 갈증을 가진 캐릭터”라며 “그가 보이는 모든 기괴한 행동도 결국 이러한 결핍에서 나온다. 기괴함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무엇보다 대본 분석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새롭게 합류한 정원영은 “원래 뮤지컬계 텐션왕”이라면서 “초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관객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수는 “‘비틀쥬스’ 초연 당시 제안을 받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저의 비틀쥬스는 좀 더 귀엽고 깜찍한 악동 같은 모습이다. 사실 평소엔 욕을 거의 해본 적이 없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마음껏 욕하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리디아’ 역은 초연 멤버 홍나현과 장민제가 맡는다. 홍나현은 “다시 참여해보니 드라마가 더 깊게 와닿는다”고 말했고, 장민제는 “말맛이 달라지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더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식 유머’ 요소를 한층 강화했고, 관람 연령도 기존 8세 이상에서 중학생 이상으로 조정됐다. 심설인 한국 협력 연출은 “팀버튼 감독의 미학과 2025년도 동시대적인 개그를 어떻게 매치할까 고민했다”며 “‘비틀쥬스’ 오리지널 프로덕션 세트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공연은 현재 한국 무대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각색에 참여한 개그맨 이창호는 “한국식 욕을 코미디적으로 맛있게 풀어 넣었다”며 “배우마다 표현 방식이 다 달라서 세 번은 봐야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2월 16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비틀쥬스’ 연출 심설인(왼쪽부터), 작가 김수빈, 이창호, 배우 정상화, 정원영, 김준수, 홍나현, 장민제가 1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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