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알제리 출신 카멜 다우드가 3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가진 소설 ‘후리’ 출간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후리’는 알제리 정부가 헌법으로 언급을 금지한 알제리 내전(1991~2002)을 여성 피해자의 목소리로 담은 소설이다. 알제리 내전은 1990년대 알제리 정부와 이슬람주의 세력이 충돌하며 약 10년간 이어진 비극이다. 알제리 정부는 2024년 프랑스에서 ‘후리’가 출간되자 역사 왜곡을 이유로 이 작품의 국내 출간을 금지하고 다우드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다우드는 2023년부터 고국을 떠나 프랑스에 거주 중이다.
2024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알제리 출신 카멜 다우드가 3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가진 소설 ‘후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다우드는 “설교나 연설, 논문이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글쓰기라면 소설은 답이 없는 질문에 대한 글쓰기다”라고 밝혔다. 그가 ‘후리’를 쓴 이유이다. 다우드에 따르면 알제리는 내전을 겪으면서 25만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나올 정도로 큰 고통을 겪었지만, 알제리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나 치유 노력 대신 침묵할 것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 다우드는 “전 세계적으로 기억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국가는 알제리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도화된 망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이에 대해 계속해서 글로 쓰고 증언함으로써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제리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후리’는 전 세계에서 6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알제리 내전의 참상을 알렸다. 다우드는 “이 소설은 절망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통을 겪은 피해자가 어떻게 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담은 보편적인 이야기”라며 “한국 독자들도 ‘후리’를 읽으면서 죽음 이후에도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가져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2024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알제리 출신 카멜 다우드가 3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가진 소설 ‘후리’ 출간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