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작가가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5'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패널 토론 중인 모습. (사진=이데일리 최희재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영화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등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과 송길영 작가가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시대로 변화한 콘텐츠 밸류체인을 주제로 강연 및 패널토론을 펼쳤다.
송 작가는 “우리가 감정 및 이해관계를 지닌 사람을 설득하고 부탁해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엔 감정적 소모도 있고, 부담도 있다. 반면 AI는 사람처럼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 밤낮없이 쉬지 않고 일하는데 사람 직원처럼 복지를 챙겨주거나 노조에 가입시킬 필요가 없는 간편함이 무기”라며 “즉, 인간이 AI와 같은 일로 경쟁해 살아남을 확률이 0에 가깝다는 의미”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AI의 도래가 교육 분야는 물론, 법률 영역의 시스템까지 바꿔놨다. 심지어 얼마 전 방송인 노홍철 씨에게 들은 일화는 날 놀라게 했다. 노홍철 씨가 플랫폼 기업 메타와 협업해 진행한 광고에 관한 이야기이다. 광고대행사와 현장 인력 등 프로덕션 절차에 필요한 절차들을 전부 생략한 채 AI가 광고를 만들었다. 촬영은 단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더라”며 “심지어 는 노홍철 씨가 직접 촬영 없이 AI가 딴 노홍철 씨의 얼굴 이미지만으로 광고를 만들게 된다. 광고 모델의 촬영 없이 광고 하나가 뚝딱 완성된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일화를 들려줘 놀라움을 안겼다.
송 작가는 “AI가 가져온 가장 결정적 변화는 프로젝트의 단계들을 엄청나게 축소시켰다는 점이다. AI가 완전히 어떤 것을 없애고 대체했다기보다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는데 드는 인력의 수에 증감이 생긴 것에 가깝다”며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참여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누군가에겐 AI가 내 일과 생계를 앗아간 대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AI는 인건비를 더 들이지 않고 내 일을 돕는 고마운 파트너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AI 기술이 일자리를 없애기만 하는 건 아니다. 변화에 걸맞게 수요가 생기는 새로운 직업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는 속도는 느리고 점진적인 반면, AI가 쉽게 대체하는 기존의 직업들이 사라지는 속도른 굉장히 급진적”이라며 “이 변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앞으로 더욱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 미래에 대비해 어떤 형태로 나아갈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라고도 지적했다.
송길영 작가는 AI가 가져온 일련의 변화들이 오히려 콘텐츠 업계에 창작자의 독창성,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와 질을 추구하는 경향을 낳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변화에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우리만의 독창성을 추구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라며 “혼자가 되거나, 몸집이 작아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나만의 콘텐츠를 어떻게 유통하고 확장해 개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이어 “변화의 흐름에 유연히 몸을 던지고, 새로운 세상에 나만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게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막해 6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5’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AI 기반 콘텐츠의 최신 흐름을 공유하고 산업 확산 지원을 위해 마련한 행사다. AI, 콘텐츠에 영감을 불어넣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에선 △전시 체험관 △컨퍼런스 △AI 상영관 △크리에이터 미니 강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꾸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