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l Adnan, Seundja Rhee - _To meet the sun_, White Cube Seoul - 21 January – 7 March 2026 (화이트 큐브 서울 제공)
갤러리 화이트 큐브 서울이 올해 첫 전시로 레바논 출신 작가 에텔 아드난과 재불 1세대 추상화가 이성자의 2인전 '태양을 만나다'(To meet the sun)를 개최한다. 21일부터 3월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이주와 망명이라는 공통된 삶의 궤적을 지닌 두 거장이 구축한 우주론적 세계관을 한자리에서 조명한다.
전시명은 에텔 아드난이 1968년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의 죽음을 기리며 쓴 시에서 따왔다. 이는 대지를 넘어 광활한 우주로 예술적 지평을 확장해 온 이성자의 작업 철학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에텔 아드난의 작품이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시는 두 작가가 공유한 '태양'과 '달'이라는 반복적 모티프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감각에 도달했는지 보여준다. 타향이라는 경계 밖의 삶 속에서 탄생한 이들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선 거대한 우주적 사유를 제안한다.
Etel Adnan - Untitled - 2018 (화이트 큐브 서울 제공)
두 작가는 1960년대 우주 탐사 열기에 반응하며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발전시켰다. 아드난은 태양, 달, 산의 실루엣을 절제된 색면으로 표현하며 기억과 풍경을 형이상학적 세계로 연결했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그의 캔버스와 태피스트리는 빛에 잠긴 듯한 강렬한 색채를 통해 저 너머의 세계를 암시한다.
이성자는 한국전쟁 중 프랑스로 이주한 뒤 겪은 개인적 단절과 고립을 추상미술로 승화했다. 1960년대 '여성과 대지' 연작에서 시작된 그의 탐구는 점차 지구의 경계를 넘어 우주적 질서로 나아간다. 화면 속에 배치된 원형과 사각형 등의 기하학적 구조는 인체와 지형을 넘어 천문학적 차원의 평형 상태를 구현한다.
이성자, The Vivid Dews_60-7 작가미상 촬영,임준형 디지털 (화이트 큐브 서울 제공)
두 작가의 작품들은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지만 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드난의 작품은 기하학적이고 심플한 유닛으로 세상을 구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성자의 작품은 반복적인 테피스트리 문양으로 깊은 서사를 품은 채 관람객들이 시선을 붙든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과 해외 작가의 작업을 하나의 대화로 엮어낸다. 이를 통해 빛과 예술이 삶을 관통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선사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