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한글 현판 추가 설치한다…"한글 세계화 취지"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1월 20일, 오후 06:2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서울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3년 3층 누각 처마에 설치한 기존 한자 현판은 그대로 두고, 2층 누각 처마에 한글 현판을 새로 설치하는 내용이다.

2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개된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 (사진=KTV 영상 캡처)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 장관은 “광화문은 우리 현대사의 역동적인 상징이고 현재 진행형이기에 한자(현판)가 있지만, 한글(현판)도 추가해 그 상징성을 부각하자는 것”이라며 “전문가 의견, 공청회, 여론 수렴을 거치고, 현판 설치를 위한 공식 절차도 밟아 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한글날의 효시인 ‘가갸날’ 선포 100주년”이라며 “(한글 현판 추가는) 문화재 원형을 지키려는 정신에 더해서 한글 현판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도 포용하는 합리적 대안”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에서도 현판 병기 사례가 있는지 질문했다. 최 장관은 만주어와 한자 현판이 있는 중국 자금성을 예로 들며 “역사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한글을 보유한 나라에 한자(현판)만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광화문을 관리하는 국가유산청도 최 장관의 제안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한글을 세계화하자는 취지와 그 상징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글 단체들은 문체부 결정을 환영했다. 한글학회 등 75개 단체로 구성된 ‘광화문 훈민정음체 현판 설치 국민 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이번 결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은 1968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글로 쓴 친필 현판이 걸려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자로 된 현판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한자 현판에 균열이 가 2023년 10월 기존 현판을 떼어내고,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로 쓰인 지금의 한자 현판을 새로 설치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엔 문체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이 한글 현판 교체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2024년 5월 유인촌 당시 문체부 장관이 ‘627돌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아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꿀 것을 제안했으나,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최응천 당시 국가유산청장은 “(한자 현판이) 문화유산 복원의 원칙에 맞는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