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평 부엌이 작업실…가스레인지 이젤 삼아 200호 그림 완성[만났습니다]②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전 06:22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집 안의 2평짜리 부엌 복도에 쪼그리고 앉아서 가로 길이만 2.5m가 넘는 200호짜리 그림을 두 점이나 그렸어요.”

화가로 변신한 가수 김수철은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100호 그림도 10개나 완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느덧 집 안 곳곳이 작품으로 가득 찼다. 그림이 너무 많아 물감 냄새 때문에 편두통이 올 지경이었다고 한다. 결국 서울 외곽에 창고처럼 쓸 작업실을 따로 구했다. 첫 개인전 ‘김수철: 소리그림’에 출품할 160여 점을 제외하고 수백 점의 그림을 옮겼지만, 집 안에는 여전히 많은 그림이 남아 있다. 김수철은 “옛날식으로 지은 낡은 집인데 더 이상 그림을 둘 곳이 없을 정도”라면서 “집을 찾아온 손님들마다 그림을 보고 ‘언제 이런 그림을 그렸냐’며 놀란다”고 말했다.

따로 작업실이 없어 좁은 부엌에서 가스레인지를 이젤(easel,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그림판) 삼아 그림을 그렸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작업에 더욱 몰두했다. 색을 칠할 각도를 만들기 위해 몸을 비틀다 다치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일에 빠져 있다 보니 아픈 줄도 몰랐다. 김수철은 “원래 이것저것 손대는 성격은 아니다”며 “음악은 50년, 그림은 30년 동안 계속해왔더니 이제야 인정을 받는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이번 전시는 △소리 푸른 △수철 소리 △소리 너머 소리 △소리탄생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소리 푸른’은 청색을 바탕으로 소리의 근원적 감각을 표현한 작업들이다. ‘수철 소리’에서는 감정과 무의식에서 흘러나온 소리를 김수철만의 형상 언어로 풀어냈다. ‘소리 너머 소리’는 우주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상상해 표현한 섹션이며, ‘소리탄생’에서는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인 친구와의 교감을 모티브로 삼았다.

김수철은 “공생과 공조는 나의 오랜 인생관”이라며 “기계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본성과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그림으로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수 김수철(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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