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S 메인 호. (출처: Murat Halstead, 1898,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898년 2월 15일 밤 9시 40분, 쿠바 아바나 항구의 고요를 깨는 거대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정박 중이던 미국 해군 전함 USS 메인(Maine)호가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이며 침몰했다. 이 참사로 승조원 350여 명 중 260명 이상이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폭발은 함체 전면부에서 발생했다. 거대한 철갑선은 순식간에 뒤틀린 고철 덩어리로 변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메인호는 본래 쿠바 내전 상황에서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파견됐으나,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과 스페인 사이의 긴장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달았다.
폭발 직후 미국 내 여론은 즉각 들끓었다. 당시 퓰리처와 허스트가 이끄는 뉴욕의 신문들은 '황색 언론'의 정수를 보여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했다. 그들은 스페인이 기뢰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배를 폭파했다고 주장하며 "메인호를 기억하라! 스페인을 지옥으로!"라는 여론을 조성했다.
사실 폭발의 원인은 불분명했다. 훗날의 조사에서는 내부 석탄고의 화재로 인한 사고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당시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인들에게 메인 호의 비극은 자국에 대한 명백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윌리엄 매킨리 당시 미국 대통령은 여론의 압박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1898년 4월 스페인에 선전포고를 했다. 전쟁은 미국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미국은 이 전쟁을 통해 쿠바를 독립시키는 한편(사실상 보호국화), 푸에르토리코, 괌, 필리핀을 획득했다.
이 사건은 미국 외교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고립주의를 고수하던 미국은 메인호 사건을 계기로 카리브해와 태평양을 아우르는 제국주의적 팽창을 본격화했다. 스페인은 몰락을 알리는 조종(弔鐘)을 쳤고, 미국은 새로운 초강대국이 세계 무대에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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