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위 펼쳐지는 '사랑과 욕망', 라이온킹 못잖은 울림 선보일 것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전 05:35

[이데일리 장병호 윤종성 기자] “뮤지컬 ‘몽유도원’을 한국판 ‘라이온킹’으로 해외에 선보이겠다.”

뮤지컬 ‘몽유도원’을 연출한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 예술감독이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78) 예술감독은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의 주요 프로듀서, 극장장들이 ‘몽유도원’ 공연을 보러 한국을 찾는다. 해외에서 반드시 성공할 작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2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몽유도원’은 4월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겨 한 차례 더 공연한 뒤 2028년 1월 미국과 영국 진출을 준비한다.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킹’은 아프리카가 배경이면서도 아시아의 전통 가면 무용극과 인형극을 활용해 이국적인 볼거리로 전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했다. 윤 예술감독은 “‘라이온킹’ 못지않게 이국적인 볼거리가 많은 ‘몽유도원’을 한 번 경험하면 신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명성황후’·‘영웅’ 이은 에이콤의 대표작

뮤지컬 ‘몽유도원’을 연출한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 예술감독이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몽유도원’은 높은 완성도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소설가 최인호(1945~2013)가 백제 도미 부부 설화를 바탕으로 1996년 발표한 소설 ‘몽유도원도’가 원작이다. 꿈에서 본 여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왕이 평화롭게 지내던 부부의 관계를 뒤흔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명성황후’, ‘영웅’ 등 한국적 소재의 창작뮤지컬을 제작해온 에이콤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윤 예술감독이 ‘몽유도원’의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가 있다. 작품이 지닌 ‘보편성’에 대한 확신에서다. 윤 예술감독은 “권력으로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왕의 이야기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며 “‘몽유도원’은 한국의 전통적인 매력도 함께 담았다. 외국에선 보편적이면서도 이국적으로 느낄 요소가 충분하다”고 ‘몽유도원’만의 강점을 소개했다.

사실 이번 공연은 초연이 아니다. ‘몽유도원’은 2002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을 했으나 당시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윤 예술감독은 “초연은 기술적인 문제로 머릿속에 생각했던 그림을 무대에 다 구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2020년부터 대본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오상준 작곡가, 오필영 무대감독, 이희진 의상 디자이너 등 최고의 창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수묵 영상은 ‘몽유도원’의 백미다. 수묵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로 잘 알려진 탁영환 작가(대만 타이난응용과기대 멀티미디어&애니메이션학과 교수)가 수묵 영상을 만들었다. 윤 예술감독은 “한국 특유의 여백의 미(美)를 보여주기 위해 수묵 영상이 필요했다”며 “탁 작가에게 작업을 제안하기 위해 대만까지 건너가 탁 작가를 직접 만났다. 작품의 콘셉트를 설명했더니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김훈 소설 원작 ‘칼의 노래’

뮤지컬 ‘몽유도원’의 한 장면. (사진=에이콤)
윤 예술감독이 1992년 설립한 에이콤은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중심의 한국 뮤지컬시장에서 대극장 창작뮤지컬을 꾸준히 제작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윤 예술감독이 1980년대 유학 시절 “우리만의 것으로 이곳을 다시 찾겠다”고 다짐한 것이 에이콤의 제작 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는 “뉴욕대에서 4년간 유학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약 10년이 지나 1997년 뮤지컬 ‘명성황후’를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했다”며 “신념으로 밀어붙이니 미국 진출도 현실이 됐다”고 회상했다.

차기작으로는 ‘명성황후’, ‘영웅’에 이은 ‘항일 3부작’ 마지막 작품인 소설가 김훈 원작의 ‘칼의 노래’를 준비 중이다. 1차 대본까지 나온 상태로 2028년 하반기 초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예술감독은 “해전(海戰) 장면에서 바다 위에 뜬 배가 출렁이는 모습을 무대에서 구현하기 위해 로봇 팔 등을 연구하는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이순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몽유도원’을 연출한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 예술감독이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윤 예술감독은…

△1948년생 △홍익대 정밀기계학과 학사 △동국대 대학원 연극학 석사 △뉴욕대 대학원 공연학 석사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1991~1995)△한국뮤지컬협회 1대 회장(2006~2010)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원장 △옥관문화훈장(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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