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의 절망 뚫고 솟아오른 거탑…후버 댐 완공 [김정한의 역사&오늘]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3월 01일, 오전 06:00

후버 댐 (출처: Carchiav, 2019,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36년 3월 1일, 미국 네바다주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단일 구조물이자 '현대 공학의 8대 불가사의'라 불리는 후버 댐(Hoover Dam)이 위용을 드러냈다. 미국 정부는 블랙 캐니언의 거친 물살을 완전히 정복했음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1931년 첫 삽을 뜬 이래, 후버 댐 건설은 자연과의 처절한 전쟁이었다.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협곡의 폭염 속에서 노동자들은 밧줄 하나에 의지해 절벽에 매달려 바위를 깎아냈다.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으나, 그들의 헌신은 221m 높이의 거대한 벽이 되어 콜로라도강의 범람을 막아세웠다.

이 댐을 건설하기 위해 타설된 콘크리트 양은 무려 325만 큐빅 야드에 달했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2차선 도로를 깔 수 있는 분량이었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굳으며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수천 마일의 냉각 파이프를 심어야 했던 공학적 난제 역시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극복해냈다.

후버 댐의 완공은 대공황이라는 질곡에서 신음하던 미국인들에게 재기의 상징이자 희망의 이정표가 됐다. 댐 뒤로 형성된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 '미드 호'(Lake Mead)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메마른 대지에 생명수를 공급했다.

거대한 터빈이 돌아가며 생산할 저렴한 전력은 서남부 지역의 산업화와 도시 발전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됐다. 또한 매년 반복되던 콜로라도강의 파괴적인 범람으로부터 하류 지역의 농경지와 거주지를 완벽히 보호할 수 있었다.

거친 콜로라도강은 인류의 지혜 아래 무릎을 꿇었다. 후버 댐은 인간의 의지가 기술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증거물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제막식에서 언급했듯, 이 댐은 "보이지 않는 힘을 가두어 수백만 명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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