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조선의 정식 국기로 정식 채택 [김정한의 역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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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3월 06일, 오전 06:00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벽에 설치된 대형 태극기. 2025.8.11 © 뉴스1 임세영 기자

1883년 3월 6일, 조선의 고종 국왕이 태극기를 국가의 정식 국기로 제정·선포했다. 이로써 조선은 국제 사회에서 독립 주권 국가임을 상징하는 고유의 깃발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조선을 비롯한 동양의 국가들은 서구식 국기 개념이 희박했다. 그러나 강화도 조약 이후 문호를 개방하고 외국과 외교 관계를 맺으며 국기의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됐다. 특히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청나라의 황룡기를 변형한 국기를 사용하라는 압박이 있었으나 조선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도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1882년 9월, 박영효 일행이 수신사로 일본에 파견될 때 마련됐다. 메이지마루 배 안에서 박영효는 영국 영사 제임스 해리엇의 조언을 참고해, 기존에 논의되던 태극 문양과 괘의 배치를 수정해 태극기를 제작했다. 이 깃발은 일본 현지에서 사용되며 조선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고종은 박영효의 보고를 받은 후 이듬해 태극기를 국기로 확정했다.

고종이 선포한 태극기는 흰 바탕에 태극 문양, 그리고 네 귀퉁이의 건곤감리 4괘로 구성됐다. 흰 바탕은 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순결함과 전통성을 의미한다. 태극 문양의 음(청색)과 양(적색)의 조화를 통해 우주 만물이 생성하고 발전하는 자연의 진리를 상징한다. 4괘(건곤감리)는 각각 하늘, 땅, 물, 불을 상징하며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과 조화를 이룬다.

고종의 국기 선포는 청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선언적 의미를 지녔다. 격변하는 구한말의 정세 속에서 태극기는 민족의 정체성을 결집하는 구심점이 됐다.

조선 정부는 각 도에 통문을 보내 태극기의 도안과 제작 방법을 알리고, 국가의 주요 의례와 외교 현장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명했다. 이로써 조선은 근대 국가로 나아가는 중요한 상징적 기틀을 마련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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