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계간 문화/과학 감속주의'
계간 문화/과학 편집진이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으며 질주하는 한국 사회에서 공생의 리듬을 발굴하려는 담론을 모은 특집호 '감속주의'를 펴냈다.
이번 특집호는 한국 사회를 '초가속의 감옥'으로 규정하고, 질주를 멈추는 정치의 언어를 꺼낸다. 성장 속도가 삶을 밀어붙이는 구조를 해체하고, 공생의 시간과 리듬을 다시 설계하자는 문제의식이 깔렸다.
편집진은 특집을 3갈래로 묶었다. 가속의 순환 구조를 해체하고 돌봄·호혜를 중심에 두는 체제 전환, 국가 주도 AI 가속주의의 기술 환상을 비판하는 인지적 저항, 취약한 몸을 포용하는 도시정의와 장애·여성의 시간 수탈에 맞서는 행동주의다.
이광석은 노동·미디어·생태 전반에 스며든 '가속의 순환 구조'를 분석하고, 감속주의를 생태주의적 체제 전환으로 제시한다. 홍덕화는 성장주의에 포섭된 에너지전환 정책을 비판하며, 삶의 시간질서 자체를 재편하는 감속의 정치를 제안한다.
송은영은 도시의 감속주의를 자본의 운동에 맞서는 행동주의로 정의하고,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포용하는 도시정의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김현준은 발전주의와 결합된 AI 가속주의의 허상을 비판하며, 기술의 속도를 사회적 속도로 재맥락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태훈은 AI 자동 합성에 저항하는 해킹 전술로서 글쓰기를 제안한다. 멸균된 언어에 신체의 흔적을 새기는 '인지적 감속주의' 방법론을 타진하는 구상도 담겼다.
이한빛은 자본주의적 생산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장애의 시간과 잠재성에 주목한다. 김주희는 가속화된 금융의 시간과 느린 돌봄의 시간 사이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느린 폭력'을 고발하고, 페미니스트 저항 정치학을 역설한다.
동시대 분석은 총 3편이다. 김혜진은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의 죽음을 통해 24시간 노동체제를 비판하고 휴게의 권리와 사회적 대책을 주문한다. 박규리는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비평하며 신자유주의 통치 서사를 분석하고, 조은영은 팔레스타인 연대를 취약성의 윤리로 읽는다.
이외에도 텍스트의 재발견은 '장애학의 시선'·'그 존재만으로'·'여사장의 탄생' 서평으로 존재론과 페미니즘 경제사를 탐색한다. 이론의 재구성은 디자인 재료 생태학 번역글을 통해 '채굴의 논리'에서 '정원의 논리'로 전환하는 감축 디자인을 제안한다.
△ 계간 '문화/과학' 125호 2026년 봄/ 편집진 지음/ 문화과학/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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