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국내 유통업체들의 자체브랜드(PB)가 타 채널은 물론 해외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사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보조 수단이었던 PB가 이제는 하나의 독립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다이소 전용 라인 '싸이닉 파워 옴므' 제품들. (사진=11번가)
싸이닉은 2003년 론칭한 PB제품으로 초기에는 11번가에서만 판매했지만, 현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미얀마 등 2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과 왓슨스 등 해외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도 입점해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현재 싸이닉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약 25%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유통망을 다변화했다. 네이버, G마켓, 무신사 뷰티 등 온라인 채널은 물론 CJ올리브영, GS25 등 오프라인 채널로까지 확장했다. 지난해 9월에는 다이소에 3000원, 5000원 가격대의 남성 라인 ‘싸이닉 파워 옴므’를 출시하며 초저가 시장도 공략했다.
이 같은 채널 확장 전략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11번가 관계자는 “싸이닉의 올해 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무신사 뷰티가 전개하는 브랜드 오드타입,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위찌 화보 (사진=무신사)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무신사 뷰티 PB 거래액은 전년대비 141%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오드타입’이 60%,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가 150% 성장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100% 이상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리브영은 PB 10개 중 7개 브랜드를 일본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힐보, 브링그린, 웨이크메이크, 컬러그램 등이다. 일본에서는 라쿠텐, 큐텐 등 온라인 채널뿐 아니라 로프트, 플라자, 앳코스메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틱톡샵 등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올리브영 PB의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은 일본 60%, 미국 160%를 기록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PB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와 해외 시장 반응을 살피고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라며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글로벌 사업에 반영하는 등 글로벌 판로 개척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PB의 외연 확장은 자사 플랫폼을 넘어 타 채널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로 육성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 특히 화장품 PB는 유통사가 보유한 고객·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최근 K뷰티에 대한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이어서 PB의 해외 시장 내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B 전략이 ‘자사 채널 전용 상품’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진화하면서, 상품력과 브랜드력이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유명 K뷰티 채널 PB의 글로벌 성장은 K뷰티 확산을 가속화하고, 국내 인디 브랜드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