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부족을 넘은 로맨스…리디 '목린'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4월 18일, 오전 06:0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리디 ‘목린’

리디에서 연재 중인 웹툰 ‘목린’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양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귀혈족과 초족이라는 가상의 부족을 내세워,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 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연결되는 과정을 그렸다. 흔히 침략자들은 웹툰이나 웹소설 속에서 악인으로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웹툰에서는 ‘서로 다른 생존 방식을 가진 부족’으로 묘사한다. 즉 선악의 개념보다도 ‘다름’을 강조하는 설정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외부와 단절된 채 평화를 유지해 온 ‘단월도’의 초족은 귀혈족이 섬을 침략하며 멸망 위기에 처한다. 귀혈족 후계자 ‘언영’(남주인공)은 족장의 딸 ‘목린’(여주인공)에게 한눈에 반해 무력 정복 대신 결혼을 선포한다. 부족을 살리기 위해 정략결혼을 받아들인 목린. 공포의 대상이었던 언영은 목린의 사소한 행동에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반전의 모습을 보인다. 서로 다른 두 종족의 아슬아슬한 동거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서툴지만 진실한 로맨스를 그린다.

웹툰 속 남주인공은 ‘대형견’ 스타일이다. 목린에게 매번 들이대지만, 그녀의 표정과 말투 하나에 쩔쩔맨다. 웹툰은 남녀 주인공을 통해 지배자와 피지배자간 관계를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서로 중시하는 가치, 예컨대 귀혈족은 ‘힘’, 초족은 ‘평화’인데 이 둘 사이의 결합이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서히 이뤄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처럼 남녀 로맨스를 통한 부족간의 이해는 중동전쟁 같이 국가간 갈등이 빈번한 현실세계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해준다.

웹툰은 너무 진지하지 않아 좋다. 중간중간 코믹 요소와 함께 남주인공의 과장된 행동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전형적인 클리셰인 ‘코피 쏟기’ 등 전통적인 묘사가 있는 것도 친근하다. 작화는 아름답지만, 곳곳에 유머스러운 표정이나 연출도 잘 그려내 작품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 총 37편 정도여서 긴 회차에 부담을 느끼는 독자들 입장에선 상당히 접근하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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