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연극 ‘당신 좋을대로’ 라운드인터뷰에서 작품 일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이 장혜진 배우.2026.5.14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수어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제 모어(母語)가 됐어요. '내가 가진 것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구나' 싶어, 제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장혜진은 코다(CODA·청각장애 부모를 둔 청인 자녀) 배우다. 국립극장 기획 연극 '당신 좋을 대로'에서 주인공 '로잘린드' 역을 맡은 그는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수어를 사용하면서 내 존재를 감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는 연극 '당신 좋을 대로'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가 박지혜를 비롯해 배우 장혜진·하지성·김범진·안창현·이성수·임지윤·지혜연이 참석했다.
'당신 좋을 대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인 '좋으실 대로'(As You Like It)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국립극장은 이 고전을 한글 자막과 음성 해설, 수어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무장애 공연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원작은 권력 다툼으로 추방된 공작의 딸 로잘린드가 남장을 한 채 아르덴 숲으로 도피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사랑에 빠지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국립극장의 이번 작품은 유랑극단을 콘셉트로, 원작에는 없는 해설자를 등장시켜 극과 관객을 연결한다. 총 7명의 장애·비장애인 배우가 무대에 올라, 20여 명의 등장인물을 멀티 배역으로 소화하며 극을 이끈다.
박지혜 연출가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연극 ‘당신 좋을대로’ 라운드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희극 ‘As You Like It’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7명의 배우가 다양한 인물을 오가며 유쾌한 코미디를 선보인다. 2026.5.14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연출을 맡은 박지혜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좋으실 대로'는 셰익스피어가 400년 전에 쓴 작품이지만, 동시대와 공명하는 점이 있다"며 "그것이 고전이 가진 강력한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꼭 남녀 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가족과 주변 인물들처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셰익스피어 작품에는 언어유희가 아주 많고, 시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대사가 길다"며 "하지만 이번 작품은 언어유희나 풍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을 덜어내고, 보다 감각적이고 직설적인 언어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역 하지성은 '올랜도'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틴에이지 딕'을 통해 장애인 배우 최초로 2023년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을 받았다.
하지성은 "작품의 주제가 사랑인 만큼 로잘린드 통해서 사랑을 배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혜 연출과 꼭 작업해 보고 싶었다"며 "저는 어떤 목표를 설정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연기를 하는데, 지혜 연출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제가 그 부분에 취약하기에 많이 배우고 보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배우로서 욕심은 끝이 없다"며 "연습 과정에서 새롭게 배운 점을 놓치지 않고 싶다, 그 과정이 가장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극 '당신 좋을 대로'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배우 하지성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연극 ‘당신 좋을대로’ 라운드인터뷰에서 작품 일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희극 ‘As You Like It’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장애·비장애 배우의 신체적 특성과 표현 방식을 살린 코미디극이다. 2026.5.14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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