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자인 타이완 작가 양솽쯔가 이 질문에서 출발한 첫 장편소설 ‘꽃 피는 시절’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대만 작가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거머쥔 양 작가의 수상 직후 첫 해외 일정이다.
21일 출판사 마티스블루에 따르면 양솽쯔는 오는 6월 1일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한은 그의 첫 장편소설 ‘꽃 피는 시절’ 국내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특히 지난해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올해 인터내셔널 부커상까지 품은 대표작 ‘1938 타이완 여행기’의 문학적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대만 작가 양솽쯔(사진=인터내셔널 부커상 홈페이지).
양솽쯔는 최근 ‘1938 타이완 여행기’로 국제 문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일제강점기 타이완을 배경으로 일본인 여성과 타이완 여성의 우정, 식민지의 기억, 음식과 언어를 통해 타이완의 정체성을 탐색한 이 작품은 세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꽃 피는 시절’은 이러한 문제의식이 처음 구체화된 작품이다. 소설은 취업 준비에 지친 현대의 대학생 양신이가 1926년 타이중의 유력 가문 막내딸 ‘양쉐쯔’로 눈을 뜨며 시작한다. 대학 캠퍼스 연못에 빠진 뒤 100년 전 식민지 시대로 떨어진 주인공은 일본어와 타이완어만 오가는 낯선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작품은 단순한 타임슬립 판타지에 머물지 않는다. 양 작가는 이 장르적 장치를 통해 식민지와 계급, 젠더 문제를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타이중의 대저택 ‘지여당’에 들어간 주인공은 가문의 위계질서와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 식민지 사회의 균열을 마주하게 된다. 오빠가 후계자로 길러지고 여성은 혼처와 집안의 질서 속에 놓이는 현실은 현대의 시선으로 보면 낯설고도 답답하다.
작품의 또 다른 축은 여성들의 연대다. 주인공 쉐쯔는 일본인 소녀 샤오짜오와 깊은 우정을 나누며 성장한다. 양 작가는 이 관계를 단순한 우정보다 더 미묘하고 감정적인 결로 그려낸다. 이 때문에 ‘꽃 피는 시절’은 역사소설과 여성 서사, 백합(여성 간 감정과 관계를 중심으로 한 서사)을 결합한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양솽쯔는 역사 속에 잘 기록되지 않았던 여성들의 삶도 세심하게 복원한다. 교사와 의사, 음악가로 살아가는 여성들, 여성운동을 이끄는 이들, 가족 질서 안에서 침묵을 강요받는 여성들까지 다양한 삶의 결을 담아낸다. 제목 ‘꽃 피는 시절’ 역시 타이완 최초의 여성 기자이자 여성 문학사의 주요 인물인 양첸허의 단편 제목에서 따왔다.
‘타이완다움’에 대한 탐구 역시 양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음식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 장치다. 일본 유학 중인 인물이 타이완 음식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장면은 식민지 시대 개인의 균열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언어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타이완 사람들이 사용한 타이완어와 일본어를 작품 안에 적극 반영하며 ‘무엇이 타이완을 타이완답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문제의식은 ‘1938 타이완 여행기’에서 더욱 확장된다. ‘꽃 피는 시절’의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1938년은 바로 ‘1938 타이완 여행기’의 시작점과 맞닿는다. 두 작품은 시간선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하나의 문학 세계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