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전 장관 "韓·우즈벡, AI와 자원 결합한 '디지털 실크로드' 열어야"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24일, 오후 12:38

박진 전 외교부 장관. © 뉴스1 김정한 기자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에서 특별 강연을 열고, 인공지능(AI) 혁명 시대에 맞춘 두 나라의 첨단 과학기술 동맹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디지털 실크로드'의 건설을 제시했다.

23일 박 전 장관은 국립동방대학에서 체흐라 리흐시에바 총장을 비롯한 교수와 학생 70여 명의 환영 속에 연단에 올랐다. 이어서 '유라시아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위대한 협력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경제, 안보, 과학기술, 문화 등 네 가지 중심축을 바탕으로 한 양국의 미래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박 전 장관은 "지금 세상은 지정학(Geopolitics)의 시대에서 기정학(Technopolitics, 기술이 국제 질서를 움직이는 시대)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군사력이나 경제 규모보다 AI, 첨단기술, 글로벌 공급망을 가진 나라가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먼저 자원과 기술을 결합한 '경제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은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금, 텅스텐, 구리, 우라늄과 희토류를 많이 가진 자원 부국이다며 "여기에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술을 가진 한국이 손을 잡는다면 두 나라가 단순한 무역 파트너를 넘어 '미래 산업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발전 계획으로는 미래 기술을 다루는 '과학 외교'를 제시했다. 박 전 장관은 "과거의 실크로드가 비단과 상품이 오가던 길이었다면, 다가올 미래는 AI와 데이터, 청년 인재가 연결되는 '디지털 실크로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두 나라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AI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더불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대학생과 개발자들이 함께 연구하는 '디지털 인재 교류 프로그램 확대', 첨단 기술 분야의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펀드 조성' 등도 주요 과제로 발표했다.

또한 기후 변화와 물 부족이라는 중앙아시아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농업 데이터 시스템을 우즈베키스탄의 넓은 영토에 도입하는 방안도 유망한 협력 분야로 꼽혔다.

안보 면에서도 "과거와 같은 단순한 군사적 방어를 넘어 사이버 공격, 기후 위기, 공급망 불안에 함께 대응하는 '포괄적 안보 협력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18만 명의 고려인 동포 사회와 현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문화가 두 나라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단단한 가교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미래를 연결하는 가장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라며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창의적인 에너지와 한국의 앞선 기술력이 만나 유라시아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길 바란다"고 격려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한편, 타슈켄트 국립 동방학대학교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4년제 국립 종합대학이다. 1918년에 설립된 중앙아시아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아시아 최초의 동양학 연구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다양한 동방 지역의 언어, 역사, 경제, 정치를 연구하며, 특히 2018년 유라시아 최초로 독립된 한국학 단과대학을 개설해 중앙아시아 내 한국어 및 한국학 교육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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