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마이스키(ICM매니지먼트 제공)
"제가 첼로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지 올해로 정확히 70년이 됐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꿈은 제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었죠. 그 꿈을 이루게 돼 엄청난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미샤 마이스키(78)는 70년 첼로 인생에서 자녀들과 함께하는 '트리오 연주'가 평생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마이스키는 오는 6월 4일부터 12일까지 서울·경기 일대에서 열리는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서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첫 무대는 개막일인 6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딸 릴리(39·피아노), 아들 사샤(37·바이올린)와 함께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이어 6월 7일에는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챔버 콘서트Ⅲ 무대에 오른다.
최근 뉴스1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가족과 함께하는 무대의 기쁨을 전했다. "지금은 릴리사샤와 함께 트리오로 연주하고 있을 뿐 아니라 릴리와는 듀오로도 무대에 선다"며 "셋째 아들이자 피아니스트인 막심과도 함께 연주를 시작하게 됐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마이스키 가족이한국에서 함께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트리오는 2011년 서울·대구 등 4개 도시에서 '패밀리 콘서트'를 열며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났다. 올해는 '마이스키 트리오'의 첫 내한 공연 1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는 '선배 음악가'로서 자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가치로 음악에 대한 태도를 꼽았다. "음악은 단지 사람들의 귀나 머리에 닿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닿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음악이 자신의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점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왼쪽부터 사샤 마이스키, 미샤 마이스키, 릴리 마이스키(c) Andrej Grilc (ICM매니지먼트 제공)
"슈베르트와 브람스, 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
이번 리사이틀에서 마이스키는 전반부에는 '가곡의 밤'(Liederabend)이라는 제목으로 슈베르트의 가곡을 선보이고, 후후반부에선 릴리사샤와 함께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1번을 연주한다.
그는 프로그램 선정 이유에 대해 "제 마음 깊은 곳에는 늘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첼로로 다양한 편곡 작품들을 연주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 특히 가곡이나 아리아 같은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 슈베르트의 가곡과 브람스의 트리오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첼로가 갖는 의미에 대해 "저는 첼로를 정말 사랑하고, 이 악기를 선택한 것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첼로든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악기는 음악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매일 상기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통해 '내가 얼마나 악기를 잘 연주하는가'를 보여주려 해서는 안 된다"며 "그렇게 된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주하고 싶은 곡은 '돈키호테'"
8살에 처음 활을 잡은 지 어느덧 70년.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거장에게 마지막 무대에 연주하고 싶은 곡을 묻자 "가장 사랑하는 자녀가 누구냐고 묻는 것만큼 어려운 질문"이라며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를 고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돈키호테'는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 가운데 가장 경이로운 작품"이라며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돈키호테의 죽음 장면은 첼로 레퍼토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101세가 되기 전까지는 마지막 연주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웃음)"고 덧붙였다.
국내 관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1988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한국 관객들은 매우 열정적이었고 굉장히 집중해서 음악을 들어줬습니다. 그런 모습은 음악가들에게 큰 에너지를 줍니다. 앞으로도 한국과의 인연이 오래 이어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취임하며 음악가에서 행정가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제자 장한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으나, 그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은 피아니스트이자 예술감독인 클라라 민이 이끄는 프로젝트로,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됐다. 올해로 6회를 맞았으며 총 21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내년 축제는 프랑스 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한나(왼쪽)와 미샤 마이스키(사진=미샤 마이스키 인스타그램 갈무리)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