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체험에 게임 입혔다…재방문 부르는 9.81파크의 ‘몰입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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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31일, 오후 05:18

제주 애월에 위치한 9.81파크에서 마스터 라이선스를 받아야만 탈 수 있는 GR-X를 타고 있는 방문객 (사진=모노리스)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생각보다 빨랐다. 중력가속도가 주는 속도의 쾌감은 짜릿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코너를 돌아 나오는 순간, 차체가 기울 것 같다는 공포와 함께 바람이 얼굴을 강하게 스쳤다. 최근 제주 애월, 9.81파크에서 중력가속도를 활용한 레이싱 스포츠를 직접 체험해봤다.

9.81파크의 핵심 액티비티 ‘레이스981’(RACE981)은 중력가속도 9.81㎨ 원리를 활용한 레이싱 스포츠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레이싱 카와 정밀하게 설계한 레일 기울기로 최대 시속 40㎞ 속도를 구현한다. 차체를 매우 낮게 설계해 레이싱 중 전복 위험 없이 고속 주행이 가능하고, 헬멧 없이 레이싱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독자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9.81파크 전용 앱에서 배틀방을 개설해 참가자 간 주행 기록을 실시간으로 비교한 랭킹 화면. 기록 경쟁과 순위 확인 기능을 통해 레이싱 체험에 게임 요소를 결합했다. (사진=9.81파크 전용앱 캡처)
9.81파크가 루지, ATV 등 여타 모빌리티 액티비티 시설과 다른 차별점은 속도가 아닌 ‘게이미피케이션’ 설계에 있다. 주행이 끝남과 동시에 전용 앱을 통해 랩 타임·주행 영상·순위가 제공되고, 매 시간마다 랭킹이 갱신된다. 앱을 통해 배틀방을 만들어 동행자와 기록 경쟁도 가능하다. 전용 앱과 오프라인 레이싱이 긴밀하게 맞물려 평범한 어트랙션을 경쟁 콘셉트의 게임 콘텐츠로 전환, 몰입감을 극대화한 것이 핵심이다. 탑승 대기 줄에서 방문객들이 “브레이크를 최대한 밟지 말고 타봐”, “인코스를 잘 타는 게 중요해” 등 기록 단축을 위한 조언을 나누는 모습에서 9.81파크의 전략이 통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스터 라이선스 취득자만 출입가능한 전용 패독. 이 곳에서 마스터 전용 레일 탑승을 대기한다. (사진=이민하 기자)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완성하는 것은 단계별 라이선스 시스템이다. 최상위인 ‘마스터 라이선스’는 2코스에서 1분 29초 이내 기록과 최대 속도 40㎞ 달성이 조건으로, 전체 이용객의 약 18%만 통과하는 관문이다. 마스터가 되면 부스터 탑재 전용 차량과 속도 제한 60㎞가 적용되고, 상위 코스인 X코스·GR-X와 마스터 전용 레이스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마스터 라이선스를 취득한 고객 대상으로 총상금 2000만 원의 ‘GROC 챔피언십 파이널’ 경기도 매년 진행한다. 2025년 파이널 참가자들은 연평균 10회 방문해 100회 이상 레이싱을 소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스터를 취득하고 세 번째 방문했다는 이기형 씨는 “제주에 내려올 때마다 한 번씩은 들러 기록을 단축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기록 경쟁이 없었다면 그냥 한 번만 타고 끝났을 텐데, 내 기록이 매번 갱신되고 랭킹까지 매겨지니 재방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9.81파크에서 운영 중인 KBO 구단 응원 존. 365도 촬영장비를 통해 구단 응원 영상을 촬영해 소장할 수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몰입의 설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9.81파크는 올해 KBO 10개 구단과 손잡고 ‘981 응원리그’를 3월 28일부터 연말까지 진행 중이다. 이용객의 레이싱 기록과 액티비티 미션 수행 결과가 소속 구단 승률에 직접 반영되는 팬 참여형 리그다. 굿즈 구매 중심의 팬덤 소비를 직접 몸으로 뛰는 체험 기반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삼성 라이온즈가 1위를 기록 중이었으며 야구 팬들 사이에서 자신의 응원 구단 순위를 올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제주 애월에 위치한 9.81파크 레이싱장 (사진=이민하 기자)
자체 기술로 검증된 9.81파크 IP(지식재산권)는 국내외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앞 2호점은 2027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총 87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약 6만㎡ 부지에 AI·AR 기술 기반의 미션·보상 시스템을 탑재한 연 200만 명 규모 실내형 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9.81파크를 운영하는 모노리스는 올해 4월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 ‘모노리스 차이나’를 설립했다. 중국 저장성 지엔더시(建德市)를 첫 거점으로 3시간 이내 광역 관광 인구 약 3억 명의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모노리스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글로벌 IP 라이선싱 사업의 전략적 실행 기지”라며 “한국형 공간 엔터테인먼트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사업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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