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JTBC 사옥(사진=중앙그룹)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JTBC의 유동성 위기가 아닌 중앙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문제가 드러난 결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중앙홀딩스·JTBC·콘텐트리중앙의 총차입금은 약 2조 8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현금창출력 대비 과도한 차입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광고시장 침체와 콘텐츠 투자 부담, 자금조달 환경 악화가 겹치며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콘텐츠 사업과 극장 사업의 동반 부진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SLL은 최근 수년간 드라마 제작과 지식재산권(IP) 투자 확대 과정에서 수익성 부담이 커졌고, 메가박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극장 관객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 실제 메가박스중앙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 지원을 위해 대여금을 대폭 늘렸고, 올해 3월 말 기준 메가박스 발행 전자단기사채도 61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콘텐츠와 극장 사업이 동시에 현금창출력을 잃으면서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번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앙그룹은 위기 대응을 위해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JTBC 사옥과 일산 스튜디오 등 약 5500억 원 규모 자산 매각을 추진했지만, 거래 완료 시점이 수개월 뒤로 예상되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자산 매각만으로는 만기 도래 채무를 막지 못하면서 법원의 보호를 받는 회생절차로 방향을 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중앙일보는 회생절차 대신 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채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법원이 개입하는 기업회생보다 경영 자율성이 높고 시장 신뢰 훼손도 상대적으로 적다. 업계에서는 중앙일보의 경우 법정관리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채권단이 판단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같은 미디어 그룹 안에서도 사업 부문별 위기의 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문사업 역시 성장 정체를 겪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반면, 방송·콘텐츠 사업은 대규모 투자와 제작비 부담, 광고시장 침체, OTT 경쟁 심화 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특정 기업의 경영 실패와 더불어 국내 미디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드러난 사건으로 보고 있다. 광고 중심 수익모델이 약화되고 콘텐츠 제작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디어 기업들이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의 워크아웃과 JTBC·콘텐트리중앙의 회생절차라는 상반된 선택은 향후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생존 전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