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연구 실적은 50건으로, 전년도 34건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20건의 화장품 연구 실적을 기록했다. 연구 성과도 피부 효능, 원료, 제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이 연구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피부 연구를 기반으로 한 혁신 제품 개발, 차세대 뷰티 기술 확보,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강화 등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혁신 역량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 감소에도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뷰티·웰니스 기업’을 목표로 세우고 R&D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4년 3.4%에서 지난해 3.7%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6.7% 감소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감소 폭은 1.6%에 그치며, 비용 효율화 속에서도 R&D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연구 과제 수를 늘리기보다 ‘피부·두피 항노화’ 등 핵심 테마에 깊게 파고드는 정성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AD Power24™, 람시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논문·특허·임상·수상 실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의 질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의 AI 분자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페룰릭산' 효능 실험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관계자는 “R&D 비용 총액은 포트폴리오 재정비 과정에서 줄었지만, 연구개발의 질은 높아졌다”면서 “연구 프로젝트 숫자 자체보다 인디 브랜드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독자 성분과 원천 기술의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R&D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에는 뷰티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있다. 최근 K뷰티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은 자체 생산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에 제조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은 해외 브랜드에도 열려있다는 점이다.
K뷰티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콘셉트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제조 기반을 둔 브랜드들은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R&D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흐름이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R&D가 내부 제품 개발을 위한 기반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 신뢰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설명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탁생산으로는 해외 유수 브랜드들과 차별화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제품의 효능을 설명할 수 있는 역량과 근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