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 아동복 거리에서 만난 30대 워킹맘 박 모씨(서울 서초구)의 손에는 아이용 레깅스 3벌이 들려 있었다. 총가격은 단돈 2만원. 박 씨처럼 스마트폰으로 ‘남대문에서 가야 할 매장 리스트’를 공유하며 원단, 디자인을 꼼꼼히 따지는 2030 젊은 부모들로 시장은 아침부터 활기를 띠고 있었다.
남대문 아동복 상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최근 영유아 제품을 사러 오는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이들은 원단, 디자인, 가격까지 꼼꼼하게 따져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흥정에서도 상인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흐름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이 2019년 1조 9146억원에서 지난해 2조 6295억원으로 매년 덩치를 키우고 있는 반면, ‘골드 키즈’ 열풍을 타고 고공행진 하던 명품 유아동복 시장은 2023년 3974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947억 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백화점 아동 명품 매장 대신 남대문 골목으로 발길을 돌리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MZ세대 특유의 ‘초합리적 가치 소비’의 결과로 분석한다. 명품을 통한 과시욕이나 SPA(디자인·제조·유통·판매 등을 모두 맡는 브랜드) 브랜드의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동대문·남대문 디자이너들의 독창적인 감성과 희소성을 직접 ‘발품’ 팔아 소비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MZ 부모들은 가격 흥정에 엄격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고품질 자체 제작 상품에는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 부모들은 아동복 소비에서 단순히 ‘비싼 것’과 ‘싼 것’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온라인이나 대형 브랜드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희소성을 갖췄으면서도 품질은 고가에 버금가는 ‘보석 같은 제품’을 전통시장에서 발굴해 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