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프랑스 오크통에 예산 사과술"…K양조장의 변신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7:34

[예산=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건 프랑스 보르도에서 공수해온 ‘샤또 마고’ 오크통이에요. 여기에 예산 사과로 만든 술들이 담겨 있죠.”

사과로 유명한 충남 예산군에서 과실주를 생산하는 ‘예산사과와인’은 직접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K양조장’이다. 건물 지하에 마련된 시원한 숙성실에 들어가면 프랑스 와이너리 투어에 온 것처럼 여러 오크통이 줄지어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곳곳에서 포트와인 등을 실제로 담았던 역사 있는 오크통이다. 이곳에는 예산 사과밭에서 딴 사과를 발효한 술이 숙성되고 있다.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 과실주를 생산하는 '예산사과와인'의 지하 숙성실의 모습. 각 유럽 국가에서 공수해온 오크통이 줄지어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 과실주를 생산하는 '예산사과와인'의 지하 숙성실의 모습. 각 유럽 국가에서 공수해온 오크통이 줄지어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이데일리가 29일 찾은 예산사과와인은 연간 약 2만 5000명이 찾는 지역 대표 전통주 체험공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우수 양조장 중 하나로, 증류실과 숙성실을 직접 마련해 특산물을 활용한 주류를 만들고 있는 곳이다.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대표는 “사과 3톤(t)의 즙을 짜서 증류하면 300~320리터(ℓ)나온다”며 “50도(℃)에 달하는 애플 브랜디 한 병을 만드는데 사과가 평균 6㎏ 이상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 과실주를 생산하는 '예산사과와인' 증류실에 있는 다단식 동 증류기.(사진=조민정 기자)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 과실주를 생산하는 '예산사과와인' 증류실에 있는 다단식 동 증류기.(사진=조민정 기자)
최근 MZ세대(20~39세) 사이에서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즐기는’ 문화가 퍼지면서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예산사과로 만든 와인뿐 아니라 유자와 딸기를 넣은 막걸리, 벌꿀 술 등이 등장하고 있는 이유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통주 제조면허는 △2018년 1037개 △2021년 1400개 △2024년 1957개로, 6년간 약 2배 증가했다.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 성시경의 경탁주, 방탄소년단(BTS) 진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공동 투자한 아이긴처럼 유명인이 전통주를 직접 개발하고 홍보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대표가 베럴띠프(Barrel Thief)를 이용해 오크통 안에 들어 있는 술을 뽑아 올리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대표가 베럴띠프(Barrel Thief)를 이용해 오크통 안에 들어 있는 술을 뽑아 올리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정부는 예산사과와인처럼 양조장과 특산물 등 음식 문화를 연계한 ‘찾아가는 양조장’ 투어 코스를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당진 해나루쌀과 연잎을 품은 ‘신평양조장’, 전통 누룩 명인의 숨결이 담긴 전북 정읍의 ‘한영석 발효연구소’, 제주 좁쌀로 빚는 ‘제주 고소리술익는집’ 등이 있다. 방문객은 양조장에서 지역 농산물로 빚은 전통주를 체험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과 향토음식을 함께 즐기며 지역의 식문화와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예산사과와인에서 사과를 활용해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술이 전시돼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예산사과와인에서 사과를 활용해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술이 전시돼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이번에 공개한 투어 코스는 권역별 특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양조장 중심으로 구성됐다. 단순히 전통주를 시음하는 관광을 넘어 지역의 맛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미식여행을 제안하는 것이 이번 투어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농식품부는 향후 지방정부와 협력해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의 대표 농산물과 향토음식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권역별 투어코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욱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앞으로도 K미식 여정을 통해 전통주와 지역 향토음식, 관광 자원을 잇는 연계 콘텐츠를 계속 확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K푸드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사진=농식품부)
(사진=농식품부)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