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스친 소중한 인연과 상념들"…작은 도시에서 느낀 깊은 울림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4일, 오후 05:38

'흰 비둘기가 사는 곳: 아씨시에서 보낸 3일' (현현에피파니 제공)

9년 전 이탈리아로 홀로 떠났던 한 젊은 화가의 깊고 투명한 내면 기록이 한 권의 여행 에세이로 세상에 나왔다. 저자는 화가인 수연 작가다.

이 책은 작가가 2017년 1월 10일부터 31일까지 22일 동안 이탈리아를 홀로 유랑하며 기록한 일기 중 평화의 성지 '아씨시'에서 머물렀던 3일간의 이야기를 엮은 결과물이다.

화가 조토의 명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길을 나섰던 작가는 거장의 작품뿐만 아니라 길 위에서 스친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스스로의 내면에 집중한다. 책 속에는 아씨시의 성스러운 풍경과 함께 부산 영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아련한 기억, 창작에 대한 고민, 여성으로서의 삶과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가는 서문을 통해 "오래전 일기이지만 그 속에 당시의 진솔한 마음이 온전히 담겨 있다"며 "작은 도시를 다니며 적어 내려간 사소한 기록이 누군가의 마음에 자그마한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수연은 약국에서 일하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다. 평소 종이나 실, 비눗방울처럼 얇고 반투명한 대상을 도화지에 담으며 삶의 유한함과 순수한 기쁨을 표현한다. 이번 책에서 그는 여행이란 서로 다른 울타리에 있던 이들이 스쳐 지나가며 따뜻함을 주고받는 과정임을 나지막이 고백한다.

이번 신간은 화려한 관광지 소개에 치중하는 일반적인 여행서와 다르다. 타국에서 만난 타인의 얼굴과 내면의 깊은 울림을 정갈하게 담아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조용한 쉼표를 선사한다.

△ 흰 비둘기가 사는 곳: 아씨시에서 보낸 3일/ 수연 글/ 112쪽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