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군산은 '책의 도시'가 된다… 군산북페어[여행]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전 05:01



[이데일리 김은아 기자] “적어도 1년에 이틀은 군산이 한국 출판의 중심이다.”

출판계에서 나오는 우스갯소리다. 출판사가 몰려 있는 파주도, 개성 있는 독립서점이 자리 잡은 서울 마포구도 아니다. 군산을 출판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행사는 ‘군산북페어’다. 2024년 시작해 매년 8월 열리는 이 행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뚜렷한 색깔로 출판계와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열린 군산북페어 현장(사진=군산북페어)
지난해 열린 군산북페어 현장(사진=군산북페어)
군산북페어는 출판사 ‘프로파간다’의 김광철 대표가 기획했다. 연고가 없는 군산에 정착해 원도심에서 작은 서점 ‘그래픽숍’을 운영하던 그는 지역 책방들과 교류하며 군산의 문화적 역량을 키울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시작한 것이 군산북페어다.

김 대표는 “근대도시 이미지가 강한 군산에 현대적인 매력을 더하고 싶었다”며 “세상과 교류하고 최신 흐름을 반영하는 매체인 출판이 군산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군산북페어에서는 대형 출판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일반 독자에게는 이름이 생소하지만 자신만의 주제와 관점을 지닌 작은 출판사가 대부분이다. ‘북페어의 정체성은 행사장을 채우는 출판사에서 나온다’는 판단에 따라 참가사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첫 행사를 준비하며 ‘마티’와 ‘리시올’ 등 규모는 작지만 출판계에서 뚜렷한 목소리를 내는 출판사에 직접 참가를 권유했다.

첫 행사에는 관람객 6800명이 다녀갔다. 이듬해부터 참가 신청이 몰리자 주최 측은 새로운 형식과 주제를 시도하는 출판사, 지역에 기반을 둔 출판사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참가사를 선정했다.

군산북페어 기획자 김광철 대표
군산북페어 기획자 김광철 대표
참가사의 인지도나 규모에 따라 부스 크기에 차등을 두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모든 출판사가 같은 크기의 부스를 사용한다. 행사 안에서 출판사의 규모에 따른 위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다.

관람객 구성도 다른 북페어와 차이가 있다. 다른 행사가 10~20대 여성 독자 중심인 데 비해 군산북페어는 지역 주민의 참여 비중이 높다. 이제 막 글자를 읽기 시작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행사장을 찾는다. 익산과 전주, 부안 등 인근 지역에서 오는 관람객도 많다.

수도권에서 멀다는 약점을 보완하려면 군산까지 찾아올 만한 콘텐츠가 필요했다. 주최 측이 다른 북페어와 차별화된 전시와 포럼, 토크 프로그램을 강화한 이유다.

오는 29~30일 열리는 제3회 군산북페어에는 100여 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참여형 전시 ‘텍스트 뷔페’에서는 130여 편의 글을 인쇄한 종이를 실제 뷔페처럼 접시에 담아 가져갈 수 있다. 기성 문학의 발췌문부터 작가 지망생의 글까지 다양한 글 가운데 10편을 고르면 방문객마다 서로 다른 선집이 완성된다. 출판을 대형 출판사와 전문 작가만의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작업으로 넓히려는 기획이다.

출판계의 현안을 다루는 포럼과 토크도 열린다. ‘불씨들’에서는 전환기를 맞은 국내 건축 출판의 흐름과 가능성을 살펴본다. ‘북페어, 안녕하십니까’에는 전국 다섯 곳의 북페어 기획자가 참여해 북페어의 역할과 운영 원칙을 논의한다. 김 대표도 ‘도서전에 드리는 말씀’을 주제로 군산북페어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쌓은 생각을 발표한다. 김 대표는 “군산북페어가 출판의 범위와 역할에 관한 생각을 자유롭게 넓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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