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평행세계, 혼자 왔니?"…'망나니 악녀가 돌아왔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22일, 오전 02:0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카카오페이지 ‘망나니 악녀가 돌아왔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웹툰 ‘망나니 악녀가 돌아왔다’는 전형적인 회귀물이다. 기본 배경이 판타지 세계관인데, 회귀하는 공간도 판타지다. 세계를 전환하는 설정이 아닌, ‘평행세계’라는 설정으로 차별점을 부여했다. 예컨대 이쪽 세상의 주인공이 저쪽 세상의 주인공으로 돌아가 자신의 인생을 바꾼다는 설정이다.

스토리는 전형적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정적으로 인해 비극적인 삶을 마감하지만, 10년 전 다른 세계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운명이 달라진다. 플롯은 똑같다. 죽음 직후 10년 전으로 회귀한 주인공이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짠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회귀물은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가 핵심인만큼 이 작품 역시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과감하다.

새로운 판을 짜는 내용인만큼 기존 세상에서의 정적이 전략적 조력자로 바뀐다든지, 소통이 없던 가족들 사이에서도 애정이 싹트는 등의 변화가 줄줄이 이어진다. ‘망나니 악녀가 돌아왔다’의 가장 큰 장점은 이같은 과정들이 단 한 순간의 지연없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답답할 여지를 안 주니 독자들 입장에선 속이 시원하다.

주인공의 행동도 매우 주체적인 것을 넘어 지략가적인 면모를 보이는데, 상당히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거침 없는 언행과 기행으로 사이가 소원했던 가족들을 사로잡아, 파탄이 났던 가문의 관계를 유쾌하게 풀어가는 과정도 매력적으로 풀어낸다. 계속 진지함만을 이어가는 게 아니라 적당한 코믹을 첨가하면서 극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로맨스도 이 작품의 한 축이다. 병약한데다 소심했던 평행세계 속 주인공의 성격이 180도 바뀐만큼, ‘기간제 연애’라는 새로운 제안이 소재로 다뤄지며 재미를 돋운다. 일종의 계약연애인데 로맨스판타지물의 전형적인 소재인만큼 특별한 건 없지만, 극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극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작화는 휘귀 판타지물답게 상당히 화려하다. 주인공의 음침하면서 ‘냉미녀’ 같은 느낌을 잘 살렸다. 다만 작화 차원의 개성은 다소 떨어진다. 비슷한 로맨스 판타지물의 작화와 크게 다른 것이 없고, 캐릭터들의 심리나 표정 묘사에 있어서도 와닿는 점이 별로 없는 건 단점이다. 그럼에도 ‘망나니 악녀가 돌아왔다’는 이야기 전개에 있어 상당히 흐름이 세밀하고 빈틈이 없어 스토리 연출에 있어선 상당히 만족스러운 ‘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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