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국중박 해설사, 국보를 품은 길을 걷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28일, 오후 01:20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산행은 정상을 올라서는 등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체력에 맞게 코스를 잡아 걷다가 꽃도 보고 새소리도 듣고, 계곡의 물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풍광을 느긋하게 즐기는 걷기도 있다. 저자는 이런 걷기를 ‘언저리 산행’이라 부른다.

[책]국중박 해설사, 국보를 품은 길을 걷다
‘국보 따라 인문 여행’(지식과감성)은 국보를 품은 전국의 언저리 길을 소개하는 인문 트레킹 에세이다. 저자 박춘구는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에서 15년간 일본어 해설사로 자원봉사를 하며 국보를 마주하고 해설해 온 문화해설사다.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일본 지역학을 전공한 그는 틈틈이 답사여행을 다니며 우리 문화유산을 익혀왔다.

책은 국보를 그저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보 주변의 길과 풍경을 함께 걸으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사유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저자는 “국보를 보면서 옛 선인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그 숨결과 정성을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5부로 구성됐다. 1부 ‘산사의 길’은 오대산 선재길, 가야산 소리길, 통도사 무풍한송로 등 사찰과 이어진 길을 다룬다.

2부 ‘마애불과 천년의 미소’는 서산 마애삼존불의 천년의 미소길, 월출산 마애여래좌상 탐방로 등 마애불을 품은 길을 소개한다.

3부 ‘탑과 비의 길’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대나무 숲길, 창녕 진흥왕 척경비와 화왕산 억새밭 코스를 엮었다.

4부 ‘숲과 사유’는 화엄사 어머니길, 부석사가 자리한 소백산 자락길 등을 다루고, 5부 ‘역사와 기억의 길’은 울주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잔도길, 마곡사 백범 명상길 등을 담았다.

저자는 매년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오대산 선재길을 트레킹하며, 국보를 품은 걷기 좋은 길들을 꾸준히 찾아 소개해왔다고 밝혔다.

336쪽에 걸쳐 사진과 해설을 곁들여 국보와 그 곁의 길을 함께 조명한 이 책은 사찰과 산사 트레킹을 즐기는 이, 역사와 자연을 사랑하는 이에게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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