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식을 봉행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김성진 기자
진우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진우스님은 선거인단 321명 전원이 참여한 3일 선거에서 183표(57%)를 얻어 138표(43%)를 얻은 경우스님을 제쳤다. 득표 차는 45표, 득표율 차는 14%포인트였다.
1994년 종단 개혁 뒤 총무원장 연임은 2013년 재선한 자승스님에 이어 두 번째이며, 자승스님 이후 13년 만의 연임이다. 진우스님은 당선증을 받은 뒤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식을 봉행했다. 원로회의 인준을 거쳐 28일부터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하며, 두 번째 임기의 기조는 '안정에서 도약'이다.
진우스님은 3일 당선 직후 "오늘 선택은 저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라는 준엄한 뜻으로 받들겠다"며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인연과 의견을 소중히 품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2017년 이후 9년 만에 열린 복수 후보 경선으로, 정념스님 사퇴 뒤 진우스님과 경우스님의 양자 대결로 치러졌다. 새 집행부에는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을 수습하면서 교구 권한 강화와 승려 복지, 불교 대중화 약속을 제도로 연결하는 과제가 남았다.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식을 봉행한 후 퇴장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김성진 기자
위기 수습과 교육 현장 거친 진우스님
진우스님은 수행과 사찰 운영, 중앙 종무행정, 승가교육을 두루 경험한 뒤 조계종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2018년 총무원장 권한대행으로 위기를 수습하고,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에 무투표 당선된 경력은 이번 재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1961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난 진우스님은 백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를, 1998년 구족계를 받았다. 담양 용흥사 주지를 거쳐 2012년 제18교구 본사 장성 백양사 주지로 임명돼 2014년까지 사찰 안정화와 수습을 맡았다.
진우스님은 사서실장·호법부장·기획실장·총무부장 등 총무원 주요 소임을 지냈다. 2018년 설정스님 탄핵 뒤에는 총무원장 권한대행을 맡아 종단의 위기 상황을 수습했고, 이후 불교신문사 사장과 제8대 교육원장을 역임했다.
2022년에는 불교광장 추대로 제37대 총무원장 단독 후보가 돼 무투표 당선됐다. 취임 뒤에는 매일 아침 108배 정진을 이어갔으며, 진우스님은 "종단의 안정이라는 굳건한 토대 위에서 한국불교가 진일보해야 할 때, 다시 한번 개인을 내려놓고 종단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스님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김성진 기자
교구 중심 운영·승려 복지로 '안정에서 도약'
진우스님은 두 번째 임기 종책을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교구로 이양하고 승려 복지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명상과 청년 포교를 통한 불교 대중화,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 수습과 제도 개선도 연임 집행부의 과제로 제시됐다.
진우스님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듣고, 교구와 함께, 사부대중과 함께 종단의 미래를 열어가겠다"며 "공의를 모으고, 공감으로 하나 되며, 공심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교구 중심 종단 운영을 위해 주요 현안을 교구와 함께 결정·실행하고, 중앙분담금 감면 등 교구의 재정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출가부터 열반까지 책임지는 승려 완전복지와 전 종도 기본수행비 지원, 비구니 권익과 역할 확대, 승가교육·수행환경 혁신도 추진 과제로 내걸었다.
진우스님은 "다른 후보 스님이 제안한 좋은 종책 공약들은 제가 이어받아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선과 현대 명상을 접목한 선명상, AI·뉴미디어를 활용한 청년 포교, 연등회·템플스테이·사찰음식의 세계화, 남북 불교교류 확대도 종책에 포함됐다.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식을 봉행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김성진 기자
총무원장은? 3500여 사찰 행정·인사·재산을 총괄하는 자리
총무원장은 조계종의 얼굴이자 종무행정을 통리하는 최고 책임자로, 종단 안팎의 정책 집행을 이끈다. 전국 3500여 사찰과 1만2000여 명의 승가가 속한 종단의 일반 행정과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만큼, 연임 집행부의 종책 실행력은 이 권한을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달렸다.
종헌은 "총무원장은 조계종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통리한다"고 규정한다. 총무원장은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일반직 종무원과 직영·특별분담사찰, 말사 주지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한다.
종단과 사찰·산하기관 재산을 감독하고 재산권 변동을 승인하며, 총무원과 직영사찰 예·결산을 편성하고 특별분담사찰 예산을 조정하는 권한도 갖는다. 종헌·종법 개정안을 중앙종회에 부의하고, 중앙종회 동의를 거쳐 교구 획정과 직영·특별분담사찰의 지정·해지도 추진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을 당연직으로 맡는다. 유지재단·승가학원·조계종사회복지재단·아름다운동행·불교문화유산연구소 이사장과 불교신문사 사장 등을 겸직하는 자리여서, 종단 화합과 교구 권한 강화, 승려 복지 공약의 이행 여부가 새 임기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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