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쟁은 5세대 HBM부터…SK·삼성 AI 반도체 증설 본격화

경제

뉴스1,

2024년 7월 27일, 오전 07:30

경기도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맞닿은 개발예정지 인근 토지를 가족회사 명의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퇴직 공무원 A씨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모습. 2021.3.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업계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가 실적으로 직결되는 만큼 메모리 공룡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AI 메모리인 HBM과 eSSD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실리콘관통전극(TSV) 증설을 중심으로 연초 계획 대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TSV는 D램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수직으로 연결하는 공정으로 D램을 수직으로 여러개 쌓아 만드는 HBM에 필수적인 공정이다. TSV 생산능력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해 고객사의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신규 팹인 'M15X'에 HBM 생산라인을 확보해 출하량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내년 HBM 출하량이 올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M15X 조감도.(SK하이닉스 제공)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번째 팹 또한 HBM 등 첨단 D램 생산기지로 활용한다. SK하이닉스는 전날(26일) 이사회에서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 건설에 9조 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공장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5세대 HBM(HBM3E)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신형 AI 가속기인 '블랙웰'이 4분기부터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4세대(HBM3) 중심의 HBM 시장은 5세대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증설 라인도 HBM3E에 초점이 맞춰졌다.

엔비디아에 HBM3과 8단 HBM3E를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12단 HBM3E 납품도 시작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12단 HBM3E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 News1
삼성전자 또한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올해 HBM 물량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내년 출하량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사업장의 신규 팹인 P4에 들어서는 생산라인 우선순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낸드 생산라인을 먼저 구축하려고 했지만 HBM 등 D램 수요 증가를 반영해 D램 라인을 우선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삼성전자 또한 5세대 HBM3E를 정조준하고 있다. HBM3에서 경쟁사에서 밀린 만큼 HBM3E 납품을 기점으로 판세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3분기 HBM3 납품을 시작으로 하반기 8단과 12단 HBM3E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의 성능 검증 과정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두 곳이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 용량의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 12H를 개발했다. 올해 상반기 중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제공) © News1 강태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eSSD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쿼드레벨셀(QLC) 기반의 eSSD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 전 세계 낸드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77%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2분기 eSSD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0% 늘었으며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약 4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QLC 기반의 64TB SSD 고객사 검증을 마치고 3분기 들어 공급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60TB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에 대응하는 한편, 내년 초 128TB eSSD 출시도 계획 중이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