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0% 더 뛴 HD현대일렉트릭…증권가는 "더 간다"[종목현미경]

경제

뉴스1,

2024년 7월 27일, 오전 09:20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HD현대일렉트릭 제공)
올해 들어서만 4배가량 오른 HD현대일렉트릭(267260)이 증시에서 재차 주목받고 있다.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수직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쓰는 기염을 토하면서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혜로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연초부터 꾸준히 우상향한 가운데, 증권가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 초 8만 2200원에서 전날 32만 원까지 23만 7800원(289.29%) 상승했다. 실적 발표 이후 기록한 역대 최고가(37만 4500원)와 비교하면 355.59% 오른 것이다. 장기간 10만 원 안쪽에서 오르내리던 주가는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 최대 4.5배 뛰었다.

여기에 지난 23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또 한 번 급등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1% 증가한 2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42.7% 증가한 9169억 원, 순이익은 331% 증가한 16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시총 40위권에서 30위권(26일 기준 38위)까지 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기전자기기 및 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 전력변압기, 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와 배전반, 중저압차단기 등 배전기기, 전동기를 포함하는 회전기기 등을 라인업으로 갖추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수익성이 좋은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높았던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수주 물량이 쌓이고 있어 선별 수주를 통한 높은 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분기 말 HD현대일렉트릭의 기준 수주잔고는 52조 5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대략 2년 치 이상의 수주 물량이 쌓인 데다 최근 받는 수주의 납기는 3년 이후인 장납기 물량으로 알려졌다.
올해 부각된 북미 매출 비중 증가로 이익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성장할 여지가 남았다는 평가도 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제조사들의 미국 공급 집중으로 유럽의 공급부족도 심화하고 있어 유럽에서도 2030년까지 수요와 가격 상승이 전망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글로벌 전력 노후화에 따른 투자 확대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늘어나는 점도 변압기와 같은 전력 인프라 수요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AI 데이터 센터 증가도 호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1년 전엔 신경망 칩이 부족했는데, 다음엔 변압기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AI 투자 버블 우려로 데이터 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까지 겹치면 신재생 에너지 수요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대에 못 미친 빅테크 실적에 AI 관련 종목을 비롯한 기술주가 폭락하고, 경기 둔화 우려에 증시가 출렁인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력망 투자 증가세 자체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나는 전력수요에의 투자, 안정적이고 값싼 전력망 구축 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국 대선 결론이 어떻든 정책적인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며 "북미에서 유럽으로, 전력청에서 빅테크로의 전환이 병행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확대는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 주가 상방을 열어두고 있다. 올해 들어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는 대부분 목표주가를 상향하거나 유지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다올증권은 목표가를 50만 원으로 상향했다. BNK·LS·NH투자·키움·삼성·하나증권 등은 41만~48만 원까지 목표가를 제시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