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잘 나가던 사장님 함씨는 지금 구직활동에 매진 중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두 번째 가게 매출은 급감했고 투자 실적도 저조해 가게를 정리할 수밖에 없어서다. 재창업에 나서자니 돈도 부족했고 가게가 잘 될 것이라는 자신도 없었다. 국내 최대 자영업자 인터넷카페에 구직 글을 올려 자신을 ‘세일즈’ 중이지만 넉 달째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는 “막상 면접을 가보면 나이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일도 시켜보지 않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르면 나보다 건강도 안좋은 사람은 설 자리가 아예 없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최근 구직활동에만 목을 맬 수 없어 동시에 가게를 보러 다니고 있다.
서울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취업게시물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고령 나홀로 사장의 임금 근로자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자영업을 하다보니 막상 취업에 필요한 기술이나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는 적다.
한씨처럼 경력을 살려 비슷한 업종에 도전하더라도 60대 이상은 나이가 많아 문턱을 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울 마곡나루역 근처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A씨는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분은 쓰기가 불편한 면이 있다”며 “비슷한 임금을 줘야 한다면 젊은 사람이 여러모로 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전문가들은 취업 알선과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정년 연장 등의 제도적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중장년층이라면 임금근로자 전환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노인은 노인을 수용할 수 있는 노동시장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정년 연장을 포함해 고령자 친화적인 일자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직무를 재설계하고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기업 혁신 사례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