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사려면 월급 한 푼 안 쓰고 13년 걸린다

경제

이데일리,

2024년 12월 27일, 오전 06: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기준 서울에 내 집을 얻기 위해선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2.2년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전국 표본 6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1대 1 개별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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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연합뉴스)


◇ 집 사는 데 걸리는 기간 단축, 임대료 부담은 늘어

작년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전국 6.3배로 전년과 동일했다. PIR은 중위 주택 가격, 연간 중위 소득(세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집을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작년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모든 지역에서 PIR이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전국 아파트 가격은 4.8% 하락하고, 작년 4분기 가구소득은 3.9% 증가했다. 수도권은 9.3배에서 8.5배로 하락했고 광역시 등은 6.8배에서 6.3배로 떨어졌다. 도 지역은 4.3배에서 3.7배로 낮아졌다.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15.2배에서 13.0배로 2.2배 감소했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곳은 세종과 경기로 각각 8.7배, 7.4배로 조사됐다. 각각 전년 9.3배, 8.9배보다 감소한 것이다.

소득 대비 주택 구입 부담이 줄어든 반면 임차 부담은 늘어났다. 작년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임차가구 PIR)은 15.8%로 집계됐다. 전년(16%)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0.3%로 전년(18.3%) 대비 2%포인트 올라 2년 연속 상승했다. 수도권에선 월급을 받으면 20% 가량은 월세 등 임대료로 나간다는 의미다. 광역시 등은 15%에서 15.3%로 늘어났고, 도 지역은 13%로 전년과 동일했다.

출처: 국토교통부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소요된 연수는 7.7년으로 전년(7.4년) 대비 약 4개월 늘어나 2021년(7.7년)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은 60.7%로 전년 역대 최고치(61.3%)를 찍은 후 0.6%포인트 하락했다. 도 지역은 68.6%, 광역시 등은 62.3%, 수도권은 55.1% 순으로 집계됐다. 도 지역과 광역시는 각각 0.5%포인트씩 하락했고, 수도권은 0.6%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집값 하락에 매매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한 가구 비율은 87.3%로 전년(89.6%) 대비 2.3%포인트 감소했다. 가구주 연령이 40세 미만인 경우에는 79.4%가, 60세 이상인 경우에는 90.5%가 자가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자가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구 비율은 전국 기준 고작 57.4%였다. 전년(57.5%)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광역시 등은 58.9%로 0.2%포인트 상승했고, 수도권은 51.9%로 전년과 같았다. 도 지역은 65.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57.4%만 자가에서 거주함에 따라 나머지는 임차(38.8%), 무상(3.7%) 등의 형태로 지내고 있었다. 임차 가구 비율은 수도권이 45.2%로 가장 높았고, 광역시 등과 도 지역은 각각 37.8%, 29.3%로 집계됐다.

현재 주택에서 거주한 평균 기간은 8년으로 전년(7.9년) 대비 0.1년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도 지역이 10.1년으로 가장 길었고 광역시 등 7.9년, 수도권이 6.6년으로 거주하고 있었다. 점유형태별로 보면 자가인 경구 11.1년, 임차인 경우 3.4년을 거주했다.

◇ 청년가구 자가점유율 고작 14.6%…전세금 지원 원해

작년 1인당 주거면적은 36.0㎡으로 전년(34.8㎡)보다 1.2㎡ 늘어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가구구성별 최소 주거면적, 용도별 방의 수 등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가구 비율은 3.6%로 전년(3.9%)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평균 가구원 수가 감소하고, 주택의 주거 면적이 증가하면서 최저주거기준을 못 맞춘 가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가구주 연령이 만 19세 이상~만 34세 이하인 청년가구는 자가점유율이 14.6%로 1.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81.1%가 여전히 임차가구로 임차가구 비중이 높았다. 청년 가구의 자가가구 PIR은 6.0배로 전년(6.7배)보다 감소했다. 임차가구 PIR은 17.4%로 전년과 유사했다. 비아파트 거주 비율은 68.4%로 일반 가구(47.6%)보다 높았다.

혼인한 지 7년 이하 신혼가구의 자가보유율은 46.4%로 전년(43.6%)보다 2.8%포인트 높아졌다. 자가가구 PIR은 5.9배로 전년(6.5배)보다 감소했다.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가구는 자가보유율이 75.7%로 높았다. 자가가구 PIR은 9.2배로 전년(10.6배)보다 낮아졌다. 청년은 전세자금 지원 대출을, 신혼가구와 고령가구는 주택 구입자금 대출 지원을 가장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