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행' 검사 결과 내달 5일 발표 유력…이복현의 '매운맛'

경제

뉴스1,

2025년 1월 19일, 오전 07:47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발표는 내달 5일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연이은 금융사고로 지난해 10월 정기 검사에 나선 지 약 4개월 만이다.

금융권은 이번 발표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다. 금융지주가 자회사를 편입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인수 요건 중 하나인 우리금융의 건전성에 상당한 의문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 최종 권한을 가진 금융위는 법이 정한 절차대로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는 상태다.

'우리금융·은행' 검사 결과, 내달 5일 발표할 듯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정기 검사 대상이었던 우리·KB·농협금융지주 및 은행에 대한 검사 발표를 오는 2월 5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검사 발표를 지난해 12월로 계획했다 두 차례 연기해 '2월 초'로 조율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금융지주들의 전반적 경영 문제와 개선점을 밝히겠다는 취지지만, 금융권의 관심은 우리금융에 쏠린 상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공개 석상에서 우리금융의 경영 상태에 대해 여러 차례 쓴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원장은 검사 결과 발표 연기 이유에 관해 '매운맛'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인수 승인 여부는 금감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 전체 회의에서 의결한다. 즉, 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가 좌우될 수 있는 것이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의 모습. 2024.11.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평가등급은 금감원, 최종 승인은 '금융위'
핵심은 '경영실태평가 등급'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자회사를 편입하기 위해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 편입 대상 회사는 3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의 평가등급은 2등급이지만, 이번 평가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전성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관건이다.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96%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CET1비율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인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10조에 따르면 "등급 또는 기준 등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다.

결국 인수 여부는 금감원이 아닌 금융위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건전성 심사 결과를 포함해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놓고 금융위-금감원 '다른 기류'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두고는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서 '다른 기류'가 느껴진다. 금감원이 전면에 나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에 제동을 거는 상황에 대해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금융위 내부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현재 보험사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동양생명·ABL생명을 인수할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인수를 승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올해의 최우선 목표로 정해둔 상태다. 우리금융 수익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 확대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처럼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고, 정부 정책에 따라 가계대출 영업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