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해 12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3873억 원으로 전년 38조 7613억 원 대비 3조 6260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3년 2조 4423억 원, 2022년 8303억 원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카드론은 일반 은행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이 없고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대출이라,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이른바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지난해 8월 말까지 8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 7월 6207억 원, 8월 6043억 원, 10월 5332억 원의 경우 역대급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카드론 영업을 확대하던 일부 카드사에 대해 '일일 잔액 보고' 등 제동을 걸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간 일부 카드사들에 대해 리스크 관리 계획을 받기도 했다.
이를 반영한 듯 지난해 9월 들어 전달 대비 1441억 원 감소했다. 다만 통상 분기 말 카드사들이 '채권상각'을 진행해 잔액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분기별 상각효과가 크고 연말에는 성과급 등 근로소득도 올라가는 시기라 카드론 상환이 많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장기화한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올해도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의 경우도 분기말 채권상각 효과가 사라지자, 한달 만에 4508억 원 늘기도 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내년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을 0.05%포인트(p)에서 0.1%p 인하하기로 하며, 카드사가 대출성 자산 확대에 더 힘을 실을 가능성도 높다. 사실상 0% 수준인 카드수수료율을 더 낮춤에 따라 '결제 수수료'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해, 본업인 '결제'보다 대출성 자산 확대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카드론뿐만 아니라 카드론을 갚지 못해 다시 카드사에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 6467억 원으로, 전달 1조 7247억 원 대비 780억 원 감소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 666억 원으로, 전달 7조 1342억 원 대비 676억 원 감소했다.
현금서비스 잔액도 6948억 원으로, 전달 6918억 원 대비 30억 원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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