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약 1763만대로 전년 대비 약 26.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1위는 BYD로, 413만 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4% 성장했다. BYD는 중국 시장에서 주요 모델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고, 중국 외 시장에서도 아토 3, 4 돌핀이 확판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BYD는 다양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구축하고 서브 브랜드를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 동남아, 남미 지역에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며 관세 장벽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SNE리서치
3위는 지리(Geely) 그룹이 차지했다. 경형 전기차 판다 미니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13만대 이상 판매됐고,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의 지커 001도 약 11만대 판매를 기록해 59.8%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리 그룹도 BYD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중고급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유럽, 동남아로 시장을 확대하며 신흥시장에서 BYD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는 중국 OEM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24년 유럽과 북미 지역의 약세로 기존 성장세를 유지하던 중국은 내수 판매량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약 55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 EV6, 니로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으나 기아의 EV3와 EV9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북미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의 전기차 인도량을 앞지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본격 가동과 함께 2025년 최소 5종 이상의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 의무화 명령 폐기와 고율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캐나다산 전기차에 25%, 중국산 전기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중국산 전기차의 우회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완전자율주행(FSD) 승인이 전기차 침투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기술의 상용화는 전기차 수요 확대를 유도할 수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성장 둔화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시아(중국 제외)와 기타 지역의 전기차 시장은 캐즘(Chasm) 국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OEM들은 전기차 후발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며 신흥국들의 전기차 보급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59.5%를 점유하며 확고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강력한 내수 시장이 핵심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에는 변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SNE리서치는 봤다.
유럽과 미국의 정책 변화로 2025년까지 전기차 수요 둔화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2026년 이후 배터리 양산과 신차 출시 확대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 하이브리드 전략 강화, 자율주행 기술 도입 등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