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X인터내셔널 부산 물류센터 조감도.(사진=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의 유일한 자체 사업인 자원부문 매출이 1조78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LG전자에서 나오는 매출이 자체사업 대비 6배 이상 많은 셈이다. 사실상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지분 관계만 없을 뿐 매출만 놓고 보면 여전히 종속회사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신성장 부문은 자원, 소재 및 IT부품 트레이딩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사업 등으로 나뉜다. 이 중 IT부품 트레이딩은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의 제품에 필요한 부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트레이딩 사업은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원자재, 부품, 완제품 등을 중개·유통하는 사업 모델을 의미한다. 단순한 수출입 중개를 넘어, 시장 조사부터 물류·금융 지원, 위험 관리까지 종합적인 무역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LG상사 시절부터 LG전자 등 그룹 내 계열사와 함께 주요 원자재와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해왔다. LX인터내셔널 트레이딩부문의 LG전자 비중이 높은 데에는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LX인터내셔널의 LG전자 의존도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로부터 창출된 매출이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향후 거래선 변경 등 변수 발생 시 매출 규모에 비례해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LX인터내셔널이 LG그룹에서 분리된 지 5년 차가 된 시점에서도 다른 LX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매출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 LX세미콘과 LX판토스 등 다른 LX계열사들 역시 매출 절반 이상을 LG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X인터내셔널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매출을 다각화하고 LG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신성장 부문이 그룹 내부 거래를 넘어 독립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확대 및 신규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G 산하에서는 그룹 내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었지만 독립 5년 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선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LX인터내셔널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거래처 다변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LX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LG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거래선들과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고객사들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신규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자 차별화된 트레이딩 사업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