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 불닭 어쩌나…농심·풀무원은 100% 현지생산 '휴~'

경제

이데일리,

2025년 4월 03일, 오후 04: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26% ‘관세 폭탄’ 발표로 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K푸드 수출 제품의 현지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식품회사는 TFT를 꾸려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사진=연합뉴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표로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K푸드에도 26%의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그간 K푸드는 한미 FTA에 따라 미국 수출 시 관세가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라면, 농산물 등 주요 식품 수출품은 미국 관세가 종전 0%에서 26%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발 관세폭탄은 순수 수출과 미국 현지 생산 여부에 따라 영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국내나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들어가는 수출 물량은 관세를 피할 길이 없다. 반면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K푸드는 현지 생산이라 관세 영향이 없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음식료 및 유통 애널리스트는 “미국 노출도가 높은 식품기업은 대부분 미국 현지 생산이고 유일하게 삼양식품이 수출”이라며 “현지 생산 기업은 영향이 적고 삼양식품은 관세 영향으로 일부 실적 전망이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K푸드 대표주자인 삼양식품(003230) ‘불닭볶음면’은 100%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양식품 해외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25% 수준이다. 중국(28%)보다는 낮지만, 동남아(20%), 유럽(18%), 기타(6%)보다는 월등히 높다. 미 현지에서 팔리는 불닭볶음면 가격(평균소매가격)이 2000원 수준이라 26% 관세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고 가정하면 불닭볶음면 현지 가격은 2520원이 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지역 다변화와 환율 등으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TFT를 구성해 다각도로 정책 수립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불닭볶음면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율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경쟁력을 갖추어도 상호 관세 26%를 감내할 수 있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치를 주력으로 고추장과 소스류, 간편식 등을 수출하는 대상(001680) 역시 트럼프 관세 영향권에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현지 생산과 수출 비중은 3대 7 정도로 수출이 두 배 넘게 높다. 대상은 2022년에 미국에 LA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현지 업체인 럭키푸즈를 인수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였다. 대상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5%, 해외 매출 중 미국 비중은 20% 수준이다. 대상 관계자는 “모든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적용한다는 트럼프 메시지에 대해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정부 대응이 어떠할지에 따라 개별 기업 대응방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표를 들고 상호관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는 트럼프 관세 소나기를 피해 갈 전망이다. 식품업계 맏형 CJ제일제당(097950), 라면 1등 농심(004370), 세계 두부 수출 1위 풀무원(017810) 등이 이런 경우다. 비비고 만두 등을 미국에 판매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 20여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 중이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대형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해 현지 생산체계를 확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생산 중인 제품들 원부재료도 현지 수급이 기본이라 당장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동남아 생산 제품은 유럽이나 인근 지역으로 수출된다”고 했다. 미국 상호관세율은 동남아 지역이 베트남 46%, 태국 36%,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로 전반적으로 국내보다 높다.

농심도 2005년에 미국 LA에 라면 생산 공장을, 2022년에도 1공장 옆에 2공장을 지어 가동 중이라 대부분 현지 생산 물량이다. 두부를 앞세워 미국을 공략 중인 풀무원도 두부는 100% 현지 생산이다. 풀무원은 현재 미국 갤리포니아 길로이·풀러턴 공장, 뉴욕 타판 공장, 매사추세츠 아이어 공장 등 4곳 공장이 있으며 이중 길로이(아시아누들)를 제외한 3곳에서 모두 두부를 생산한다.

정부에서는 트럼프 관세 폭탄에도 K푸드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국가와 미국과의 기존 관세에 이번에 발표된 관세율이 더해지는 구조”라며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이번 발표 영향으로 국내는 경쟁국보다 관세가 낮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라면의 경우 현재 미국 관세가 일본은 6.4%, 중국은 51.4%다. 이번에 일본은 24%, 중국은 34% 상호관세율을 적용 받았다. 때문에 관세율은 일본이 30.6%, 중국은 85.4%가 돼 국내보다 높다.